8월, 2003의 게시물 표시

영화 '25시(25th Hour, 2002)' 제한된 시간에 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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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한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봤던 25시... 흑인 문제를 비롯한 미국내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자신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로 풀어 놓는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사람이란 자신 혼자서 존재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또 다른 메세지가 담겨있을 수도 있지만.. 몬티(에드워드 노튼 분)는 마약 밀매를 하다가 누군가의 밀고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감옥을 가기전 갖게되는 24시간. 그는 그의 주변인들을 만납니다. 그러면서 누군가 자신의 주변의 애인 혹은 부모나 친구 들 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고발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죠. 그리고, 자신이 감옥에 가기전에 자신의 삶을 하나씩 되돌아보며 정리합니다. 되돌아 오지 못할 수도 있는 혹독한 감옥의 삶을 들으며, 지금 까지 자신의 삶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지금 내가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을 떠난다면, 24시간 동안 누구를 만나며 누구와 이야기를 할것인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로 인하여 즐겁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는 주변사람들을 생각해 볼때, 떠나기전에 뭔가 정리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갑작스런 죽음이 아니고선 그렇게 하는 것이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예의 같기도 하고요. 시간이란 것에 참 민감해지게 되었습니다.

니콜키드만(Nicole Kidman) 주연 영화 '도그빌(Dogville, 2003)' 오만함 속에 있는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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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용서해주신 적이 있나요? 오늘은 영화 '도그빌(Dogville, 2003)'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불쌍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8가구밖에 없는 도그빌 마을에 이방인 그레이스(니콜키드만 분)가 나타납니다. 총성이 들린 후 나타난 그녀를 처음 발견한 톰(폴 베타니 분)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서 범죄자 같지만 매혹적인 그녀를 마을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난하기만 하고, 누군가를 도울 수 없었던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우쭐해 하며 그레이스를 마을에 머물게 합니다. 그레이스는 마을 사람들에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심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레이스를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마을 사람들은 갱들이 그레이스를 찾고,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라는 현상 포스터가 마을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자신들보다 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며 자신들이 아니면 살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녀를 무시하고,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괴롭히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결국 그녀가 도망가지도 못하게 개목걸이까지 채우고 혹사시킵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이해하려는 그레이스…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기 위해선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게 되면, 저절로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니까요. 그레이스도 그래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오만하기 때문에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만함이 없이는 용서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그랬는지 영화 속에선 자신의 오만함으로 참았던 것들이 오만함을 버리는 순간 드러나게 됩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고발하거나, 자신을 학대하던 사람들을 제거하기에 이르는 잔혹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오만함이 있음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상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

영화 '여우계단(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Whispering Corridors 3: Wishing Stairs, 2003)' 1등 보다 멋진 2등,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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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갔을 때 알아듣지도 못하는 불어로 된 방송을 며칠 동안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은 '프랑스 한바퀴 돌기(투르 드 프랑스)'라는 타이틀 정도의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당시에 들었던 이름 중 기억나는 건 암스트롱이고, 사촌오빠가 얘기해준 것들 중에,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경기고, 세계각지에서 선수들이 오고, 팀웍이 중요하고, 체력도 중요하다고한 기억이 나는군요. 선수들의 허벅지가 엄청 두꺼웠던 것도 기억나네요. 당시 누가 우승했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고. (오래돼서 그런가? ^^) 그런데, 얼마전 신문을 보다가 '프랑스 한바퀴 돌기'에서 암스트롱이 우승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해서 자세히 기사를 읽는데, '암스트롱이 선두로 가다가 관중의 가방에 핸들이 걸려 넘어졌으나, 라이벌인 울리히와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서 암스트롱이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이 대회의 상금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명예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선수들이 우승을 놓고 벌이는 경기인 만큼 대단한 대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작년 대회 때 울리히가 넘어졌을 때 암스트롱도 그가 일어나서 달릴 때 까지 속도를 늦춰줬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가슴 속에 뭔가 찡하게 울리더군요. 사람들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습니까… 아둥바둥 살아가는 삶 속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이야기는 삶을 되돌아 보게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따라오는 다른 사람을 방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주는 이런 이야기는 정말 잊어지지 않더군요. 이 이야기를 읽던 날 봤던 영화, '여우계단'. 예술고등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는 단짝 친구 진성(송지효)과 소희(박한별). 진성은 발레의 천부적인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