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02의 게시물 표시

영화 '폰부스(Phone Booth, 2002)'죽기 싫으면, 진실을 밝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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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주변 분들과 전화나 메일도 보내며, 소식을 전하고 지내셨나요? 바쁘다고 또, 연락도 안하고 지내시고 계신가요? 우린 Email이란 좋은 것이 있는데 그것도 버거워 연락도 못하고 지냅니다. 더 나아가 간편한 휴대폰이란 것도 있는데 말입니다. 전화를 걸면 누굴 바꿔 달라고 안해도 되고, 시간이 늦거나 이르거나 상관없이 바로 본인이 받을 수 있는 휴대폰. 그러나, 전화하는 상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다르게 표현하거나, 상황을 다르게 알려줘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받기 싫은 전화가 오면 바쁘다거나, 아니면, 잘 안들린다고 하거나… 정말 바쁘거나 안들릴 때도 있지만요. 영화 '폰부스(Phone Booth, 2003)'에선 이런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신문사나 방송사 등에 정보를 보내고 조작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스타로 만드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투(콜린 파렐)가 등장합니다. 수많은 거짓들로 이루어진 그의 전화 통화를 보고 듣고, 있노라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가 전화를 통해 하는 일들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 나고 있는 일들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의 모든 일을 처리하는 그가 자신의 좀더 깊은(!) 사생활을 위해 공중전화를 이용합니다. 자신의 사생활이 휴대폰을 통해 가려지기도 하지만, 휴대폰이 완벽하게 사생활을 보장해 주지 않으니까요. 발신자 확인이나, 통화내역 조회 등을 할 경우에 말입니다. 그런데, 스투는 자신의 외도를 감추기 위해 사용하게 되었던 공중전화로 인해 그 자신의 외도 뿐 아니라 삶의 모든 거짓들이 파헤쳐지는 일을 겪게 됩니다. 만약 주인공 스투처럼 자신의 거짓을 다 알려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죽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떤 심정이 될까요? 자세한 심리에 대한 부분은 영화를 보는 동안 소름끼치게 느껴집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거짓말을 하며, 다른 사람을 의식해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

한국영화 '튜브(Tube, 2003)'달콤한 기억 하나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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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잠시 시외로 나갔었습니다.  섬이라 하기엔 너무도 큰 강화도에 갔었죠.(섬에 무슨 산이 그리도 많은지.. )  아침 일찍 조각공원에 도착했는데, 아침 공기가 서울과는 정말 다르더군요.  얼마 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이던지.. 한적한 시골로 MT나 혹은 수련회를 가서 새벽에 일어나 약간 안개가 낀 풍경 속으로 아침 산책을 할 때의 그 느낌.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향기와 신선함 속에 아직도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불현듯 찾아오는 과거의 기억들…  우리는 현실에 얽매여 살다가도 어떤 계기가 되면, 과거의 추억들이 순간 떠오릅니다. 강화도에서 그 아침의 상쾌함에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듯이… 더 나아가서 그런 짧은 순간이 아니라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추억들로 이루어진 기억이라면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옆에 있건 없건, 특별한 순간이 아니더라도 계속 떠오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기쁨보다 아픈 기억이 더 오래 가는 것 같지만… 그런 기억 속에선 쉽게 벗어나기도 힘이 듭니다. 영화 <튜브>에 나오는 형사 장도준(김석훈)도 아픈 기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테러범 강기택(박상민)에 의해 여자친구가 죽고, 자신의 새끼 손가락까지 잘려나갔으니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겠죠. 그래서 그은 자신의 달콤한 기억들을 송두리째 앗아간 강기택을 잡는데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는 담배를 꺼내 물때마다 기억 속에서 여자친구의 말을 떠올립니다. '내가 불을 붙여주기 전에는 담배 피지 말아요…' 그 말을 떠올리며, 불 붙이지도 않을 담배를 종종 입에 뭅니다. 꼭 담배를 물면 여자친구가 나타나 불을 붙여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였을까요? 영화를 보는 동안, 반복되어 귀에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사는 게 별건가.. 달콤한 기억 하나면 되지…" 산다는 건 어떻게 보면, 과거의 달콤한 기억 하나만으로 현실의 힘든 모든 것을 이겨내며 살아가

故장국영(张国荣) 주연의 '이도공간(異度空間: Inner Senses, 2002)' 슬픈 원혼을 향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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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있는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자신이 더 강해지기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자신을 좌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충격으로 다가왔던 장국영의 자살사건. 제가 중학교 시절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멋질 수가 있나…’하며 <영웅본색>을 본 후 처음 연예인이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한국을 아니, 아시아를 움직일 만큼 인기가 높았던 그가, 어떤 이유로 자신을 버리게 되었는지, 아직도 너무 궁금합니다. 타살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말 자살한 것이라면 장국영은 자신에게 온 고통을 견딜 수 없어서 그것을 피하고자 죽음을 선택한 것이겠죠. 너무 이론적인 말이지만, 고통은 피하라고 오는 것이 아니고, 극복하라고 오는 건데 말입니다.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異度空間: Inner Senses, 2002)>을 보면, 과거의 아픔을 안은 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 과거의 고통으로 삶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꼭 ‘장국영의 자살 전의 심정이 아니였을까…’하는 상상을 유도하는 소름이 끼치는 영화. 남자 친구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친구를 만난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는 얀(임가흔)과 자신을 알아달라고 했던 여자친구를 돌보지 못하고, 자살하도록 내버려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짐(장국영). 고통을 피하기만 하여 결국 환상을 보고, 환상 속을 벗어나지 못해 현실에 적응 못하는 그들. 그러나 그들은 용기를 내서 자신들의 고통을 극복합니다. 자신을 버린 남자친구를 보고도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할 정도가 되는 얀과, 자살한 여자친구의 혼을 보며, ‘나도 너를 따라갈게’라고 그녀를 사랑했노라 고백하며 피하지 않고 귀신에게 다가가는 짐. 영화를 보실 분들에게는 너무 많은 얘기를 들려드린 것 같아 죄송하지만, 내용을 알고 봐도 영화 속의 고통을 보며, 자신의 과거 고통을 회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