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자신도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로 듣는 사랑과 자신이 직접했던 사랑은 다르다. 아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얘기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부럽군. 인생에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었다니... 그런데 우리는 무의식 중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심취할 때가 있다. 자신의 인생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일어났던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을 느끼고, 또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사랑했던 기억을 간직하고 사는 것이 결국 인간 삶의 본질이 아닐까? 이런 생각하게 한 영화가 바로 '당신이 함께한 순간들'이다. "기억이란 우물이나 서랍장 같은 게 아니야 무언가를 기억할 때는 기억 그 자체가 아닌 기억한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는 것 뿐이야”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여든다섯의 마조리(로이스 스미스 분)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복원된 인공지능 월터(존 햄 분)와 함께 있다. 마조리는 월터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을 이야기하며, 불완전한 추억을 공유한다. 한편, 딸 테스(지나 데이비스 분)와 그녀의 남편 존(팀 로빈스 분)은 월터에게 마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 그러면서 마조리의 인생을 모두 알게 되는 월터... 여러 명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의 인생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큰 착각이다. 그렇게 아는 건 그 사람 인생의 겉으로 들어난 일들을 아는 것이지 그 사람을 아는 것도, 그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얼만큼을 알아야 그 사람을 다 알게 되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극중에서 "그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 인공지능은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고, 학습할 수 있을까? "인간 같다"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