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멋진하루(2009)' 지친 하루를 '멋진 하루' 만드는 철없는 남자
한남자와 한여자가 달리는 지하철에 있다. 밖은 환한 대낮. 남자에게서 시선을 돌리는 여자에게 남자가 얘기한다. "(광고판을 보며) 전설의 파이터 효도르라... 나는 저 사람 싫어했는데, 마음이 바꿨어. 링 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파이터인데 그곳을 벗어나면 너무나 친숙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미소를 지닌 파이터가 되는 거지. 그래서 나 저 사람이 좋아졌다. 그런데, 어느날 그 효도르가 내 꿈에 나왔다. 그런데 그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괜찮아? 너 많이 힘들지?" 그러자 그 얘기를 무심하게 듣고 있던 여자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개봉도 오래지났고 해서 스포일러로 영화 '멋진하루' 얘기를 좀 하고 싶다. "꿔간돈 350만원 갚아!" 주인공 희수(전도연)는 옛남자친구 병운(하정우)을 찾아간다. 1년 전에 돈을 꿔가고 사라진 옛남자친구 병운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희수는 하루를 그와 같이 돈을 받으러 다닌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그들이 과거 어떤 사랑을 했는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중간에 살짝, 아주 얇게 장면들을 비유해서 공개할 뿐 건조하게 두남녀는 돈을 찾아 길을 나선다. 영화 '멋진 하루'는 개봉 당시에 바쁘다는 이유로 보지 못했던 작품이고 나름 하정우라는 어깨에 힘들어간 배우의 연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영화 크레딧이 올라갈때는 이 영화를 지금이라도 보게 된것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영화 '멋진 하루'는 정말 이 밤을 '멋진 하루'의 마감으로 만들어줬으니까. 경마장에 있던 남자친구에게 돈을 받기 위해 시작되는 하루의 여행. 친한 사장에게서 스키 강의를 받던 학생에게 슈퍼의 종업원에게서 사촌형에게서 술집 종업원에게서... 돈을 꿔가면서 희수의 돈을 갚는 병운의 모습을 영화는 적나라하게 날로(!) 보여준다. 병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