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2010)' 첫사랑이 머물던 공기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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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관람가의 제대로된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공유와 임수정의 첫사랑 이야기 영화 '김종욱 찾기'. 고지식한 성격의 한기준(공유)은 지나친 조심성과 고객을 대하는 융통성이 없어 여행사에서 잘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첫사랑을 잊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1인 기업 '첫사랑 찾기 사무소'. 만나던 남자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은 서지우(임수정)는 맘 속에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해 프러포즈를 거부합니다. 그러나 시집을 보내려는 아버지의 노력으로 지우의 기억에서 조차 희미한 첫사랑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결국 지우는 기준과 함께 '김종욱'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밝게 시작되고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극 속에서는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으며 하는 말들과 장면들 때문에 관객들은 첫사랑 혹은 옛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 깊이 빠지게 됩니다.    인도에서 만났던 10년 전의 첫사랑을 찾는 지우를 생각하면서 기준은 그렇게 말합니다. "도대체 인도가 어떤 곳이기에,  1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지, 한 번 가보고 싶다. 그 곳의 공기는 어떻고 냄새는 어떻고..." 사랑을 했고, 사랑을 하는 분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신비로움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그 사람에 대한 추억, 그 시절의 향기와, 그 상황의 공기, 그 상황의 장소들은 계속 자신의 기억속에 남아서 한때의 사랑의 추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사물을 보거나, 장소를 보면서 과거의 어떤 장소와 상황을 기억해내는 지우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법한 그런 사랑의 추억이 떠오르고, 또 회귀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첫사랑이 과거의 첫사랑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것은,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한게 아니라, 그만큼 절실하질 못해서 말 꺼낼 용기가 안 생긴

'김종욱 찾기(2010)' 첫사랑이 머물던 공기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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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관람가의 제대로된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공유와 임수정의 첫사랑 이야기 영화 '김종욱 찾기'. 고지식한 성격의 한기준(공유)은 지나친 조심성과 고객을 대하는 융통성이 없어 여행사에서 잘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첫사랑을 잊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1인 기업 '첫사랑 찾기 사무소'. 만나던 남자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은 서지우(임수정)는 맘 속에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해 프러포즈를 거부합니다. 그러나 시집을 보내려는 아버지의 노력으로 지우의 기억에서 조차 희미한 첫사랑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결국 지우는 기준과 함께 '김종욱'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밝게 시작되고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극 속에서는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으며 하는 말들과 장면들 때문에 관객들은 첫사랑 혹은 옛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 깊이 빠지게 됩니다.    인도에서 만났던 10년 전의 첫사랑을 찾는 지우를 생각하면서 기준은 그렇게 말합니다. "도대체 인도가 어떤 곳이기에,  1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지, 한 번 가보고 싶다. 그 곳의 공기는 어떻고 냄새는 어떻고..." 사랑을 했고, 사랑을 하는 분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신비로움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그 사람에 대한 추억, 그 시절의 향기와, 그 상황의 공기, 그 상황의 장소들은 계속 자신의 기억속에 남아서 한때의 사랑의 추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사물을 보거나, 장소를 보면서 과거의 어떤 장소와 상황을 기억해내는 지우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법한 그런 사랑의 추억이 떠오르고, 또 회귀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첫사랑이 과거의 첫사랑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것은,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한게 아니라, 그만큼 절실하질 못해서 말 꺼낼 용기가 안 생긴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애프터스쿨의 '러브러브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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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를 알게 되면서 알게된(!) 애프터스쿨이란 걸그룹. 학교를 졸업하듯 멤버들이 바뀌기도 한다는... 그들의 노래 'Love Love Love(러브러브러브)'라는 곡은 표지로 확 눈길을 끌었다. 여기 멤버들이 원래 이뻤나 싶을 정도의 뽀샤시한 느낌. ㅎ 그리고, 노래도 크리스마스의 벨이 울리듯 느낌 가득 크리스마스 캐롤의 느낌도 난다. 뮤직비디오도 멋지게 나온다. 겨울을 준비하는 그런 곡이다. 기분좋은 음악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애프터스쿨의 '러브러브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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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를 알게 되면서 알게된(!) 애프터스쿨이란 걸그룹. 학교를 졸업하듯 멤버들이 바뀌기도 한다는... 그들의 노래 'Love Love Love(러브러브러브)'라는 곡은 표지로 확 눈길을 끌었다. 여기 멤버들이 원래 이뻤나 싶을 정도의 뽀샤시한 느낌. ㅎ 그리고, 노래도 크리스마스의 벨이 울리듯 느낌 가득 크리스마스 캐롤의 느낌도 난다. 뮤직비디오도 멋지게 나온다. 겨울을 준비하는 그런 곡이다. 기분좋은 음악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 순간순간 마음에 꽂히는 글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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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광경을 보면, 사진에 담고 싶듯이 멋진 글을 보면 머리에 깊게 남기고 싶어서 메모를 하게 된다.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은 남기고 싶은 글귀가 없어서이며(뭐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책을 느리게 읽게 되는 순간들은 글귀를 되새김질 하고 싶어서이다. 읽으면서 되뇌고 싶은 글귀, 그리고 적어두고 싶은 글귀가 많았던 책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이다. 할머니와 숲에서 살던 시즈쿠이시가 도시로 나와서 가에데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상들이 나와있는 책이다. 가꾸던 선인장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선인장을 가꾸기도 하고, 또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그리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간 중간 되뇌이던 글귀들을 남기고 싶어졌다. 삶이 어렵게 느껴질때 다아온 글귀다. "아직 도를 더 닦아야겠군. 남이 뭐라하든 각자가 마음이 정한 허들이다. 더 높이 뛰어 오르도록 하루하루를 사는 도리밖에 없다" 그래, 누구든 어려운 일이 닥친다. 그걸 어떻게 극복해가는가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몇달전에 너무나 일이 많고, 힘든 시기에 집에 가면 무의미하게 TV를 켜놓았던 적이 있었다. 아무런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시절이다. 그때 나도 그랬다. "고작 텔레비전 같은 거에 삶이 휘둘리다니..." 고작이지만, 무언가에 휘둘리면 자신이 없어진다. 그게 TV이든 사람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던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 이렇게 바쁘고 쉼없이 사는 것은 쉬던 시기가 있어서 견디는 것일 거다. "지금은 힘든 시기. 그냥 멈춰서있는 시기일꺼다" 이런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다. 잘 넘겨야 그 다음을 또 견딜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랑의 이별을 하고 나서 느끼는 주변의 대한 말이다. "무슨 일을 해도 온 세계가 추억이란 고문으로 가득했다" 함께 했던 것들이 많을 수록 그 상황과 배경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버린다. 특정한 장소,

1등보다 훌륭하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한 2등 왕기춘 선수

2001년 여름, 프랑스에 갔을 때 사촌오빠네 집에서 '프랑스 한바퀴 돌기(투르 드 프랑스)'라는 프랑스도로일주 사이클대회를 처음 봤었습니다. 이 경기는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경기고, 세계각지에서 선수들이 오고, 팀웍이 중요하고, 체력도 중요한 경기라고. 사이클을 타는 선수들이라 허벅지가 엄청 두꺼웠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해에 누가 우승했는지는 기억은 나지 않는데 말이죠.^^: 그때 처음 알게 된 사람이 랜스 암스트롱입니다. 지난 2003년 7월, 무적스팸( http://blog.chosun.com/chanlan/642 )에서도 썼지만, '프랑스 한바퀴 돌기'에서 암스트롱이 우승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때 기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암스트롱이 선두로 가다가 관중의 가방에 핸들이 걸려 넘어졌으나, 라이벌인 울리히와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서 암스트롱이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는 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이 경기는 유럽 전역에서 7월 3주간 열리는 이 경기를 전 구간 생중계는 물론이고 더나아가 열성팬들은 자전거나 자동차를 타고 선수들이 달리는 전 구간을 쫒아다닌다고 합니다. 이 경기는 전 세계 사이클 선수라면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우승하면 '사이클영웅'이라는 칭후가 주어지게 되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 경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경기에서 앞서가던 선수를 배려하는 선수들이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사에서는 2002년 대회 때, 울리히가 넘어졌을 때 암스트롱도 그가 일어나서 달릴 때 까지 속도를 늦춰줬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실력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순간을 기다려주는 그런 멋진 스포츠정신이 느껴졌던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습니까… 스포츠를 즐기고, 자신을 자제해서 경쟁자도 당당하게 승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배려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참을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1등보다 훌륭하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한 2등 왕기춘 선수

2001년 여름, 프랑스에 갔을 때 사촌오빠네 집에서 '프랑스 한바퀴 돌기(투르 드 프랑스)'라는 프랑스도로일주 사이클대회를 처음 봤었습니다. 이 경기는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경기고, 세계각지에서 선수들이 오고, 팀웍이 중요하고, 체력도 중요한 경기라고. 사이클을 타는 선수들이라 허벅지가 엄청 두꺼웠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해에 누가 우승했는지는 기억은 나지 않는데 말이죠.^^: 그때 처음 알게 된 사람이 랜스 암스트롱입니다. 지난 2003년 7월, 무적스팸( http://blog.chosun.com/chanlan/642 )에서도 썼지만, '프랑스 한바퀴 돌기'에서 암스트롱이 우승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때 기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암스트롱이 선두로 가다가 관중의 가방에 핸들이 걸려 넘어졌으나, 라이벌인 울리히와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서 암스트롱이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는 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이 경기는 유럽 전역에서 7월 3주간 열리는 이 경기를 전 구간 생중계는 물론이고 더나아가 열성팬들은 자전거나 자동차를 타고 선수들이 달리는 전 구간을 쫒아다닌다고 합니다. 이 경기는 전 세계 사이클 선수라면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우승하면 '사이클영웅'이라는 칭후가 주어지게 되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 경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경기에서 앞서가던 선수를 배려하는 선수들이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사에서는 2002년 대회 때, 울리히가 넘어졌을 때 암스트롱도 그가 일어나서 달릴 때 까지 속도를 늦춰줬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실력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순간을 기다려주는 그런 멋진 스포츠정신이 느껴졌던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습니까… 스포츠를 즐기고, 자신을 자제해서 경쟁자도 당당하게 승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배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