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잊고 지낸 엄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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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다가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를 꺼내들어 읽었다. 예전에 '아버지(저자 김정현)'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면서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는 언제나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엄마를 서울역에서 잃어버리고 나서 엄마를 찾는 내용과 과거의 회상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다. 지금 이 나에게 엄마라기 보다는 엄마의 엄마 정도 세대의 느낌이 드는 그런 이야기다.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다 서울로 보내고, 아버지와 살아가는 엄마. 글을 읽지도 못하던 엄마는 자신의 딸의 소설을 다른 누군가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해서 듣기도 한다. 이야기는 길을 잃어버린 엄마와 엄마를 찾는 자식들의 이야기와 아버지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회상하고 현재 진행해가며 풀어간다. 가장 기억남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순간순간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들의 이야기같다. 이 부분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함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구절다. 그러나 마음으로 울고 있는 구절. 울지 않아도 눈이 울고, 울부짓지 않아도 입이 울고 있는 정말 슬픈 구절이었다. 소설에서 마지막 절에서 죽은 엄마가 등장해서 풀어가는 부분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옛사람들의 삶과 우리 시대에도 통용될 수 있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부분이 감동적이고 사실적인 소설이었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잊고 지내는 그런 사람. 당연히 있으려니 생각하고 지내는 사람. 무조건적인 사랑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주는 사람으로 익숙한 사람. 되돌려주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 같은 사람. 이런 사람이 아버지, 어머니이고, 또한 곁에서 지켜주는 사랑하는 사람일텐데. 다른 누구보다 더 신경쓰고 보답(!)해야하는 데, 잘해주는 사람보다 잘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더 신경쓰고 사는 우리다. 아니 바로 나다.

'아마존의 눈물' 우리도 불편한 관습에 매여 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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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방송했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지 않았었다. 약간 무서운 원주민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였다. 극장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려는데, 시간상 딱 맞는 게 '아마존의 눈물' 밖에 없었고 꼭 보고 싶다는 친구 때문에 '아마존의 눈물'을 봤다. 난 그리 내키지는 않았었다. TV에서 방영하지 않은 영상을 공개한다고 했다며 뭔가(!)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처음에 영화가 시작될 때는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원주민들에 어색하다가 몇분이 지나고 나서는 그냥 그들의 삶에 대한 얘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먹고 살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 문명이라 불리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와 삶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는 9개월의 사전 조사, 250일의 제작 기간, 제작비 15억 원이 투입된 MBC TV 다큐멘터리의 극장 버전전이다.  TV 방영 당시 다큐 사상 최고의 시청률인 20%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는 안봤지만 주변에서는 방송에 대한 얘기가 한창이었다. 이 영상은 아마존의 원초적 에너지와 역동적인 생명력을 사실감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TV에서 공개하지 않은 편집본으로 극장에 개봉되었는데, TV를 보지 않아서 뭐가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처음에 소개되는 문명과 거의 접촉이 없는 태고의 원시성으로 살아가는 조에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턱에 원숭이 뼈로 구멍을 뚤어서 저렇게 나무로 된 것을 껴서 살아가는 부족이다. 영화를 보는 1시30분동안 보고 있는데 불편해보여서 빼주고 싶었다. 일정 나이가 되면 저렇게 나무를 깍아서 턱에 넣는다. 옆에 아기는 아직 뚫지 않은 아기. 저 나무를 넣기 때문에 씹는 것도 불편하고, 치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상부터 내려온 관습이라 귀하게 저 나무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죽을 때도 같이 묻어달라는 나

브라이언 버그, 공들여 만든 성을 부시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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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버그.. 미국의 카드 예술가인 브라이언 버그는 카드를 만들고 무너뜨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엄청난 시간을 공들여서 만들어서 그냥 순간에 무너지게 하는 것에 어떤 희열을 느끼는 걸까? 신기한 사람이다... 영상을 보면 준비와 무너뜨리는 시간의 대조적임이 느껴진다. ㅎ 이건 좀 작은 거... 아래꺼는 엄청 큰거.. 이건 이쁜거.. ㅎ 위의 카드로 만들어진 영상.. http://key.holidayinn.com/ 여기 앞에 플래쉬가 멋지다... 우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不能說的秘密,2007)' 리뷰, 우리의 메마른 감성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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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느껴보는 영화의 감동... 한동안 잊고 지냈던 영화를 통한 삶의 의미를 그리고 메마른 감성을 깨우게 만든 영화다.  '말할 수 없는 비밀' ... 내 베스트 영화의 하나로 올려지며,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주걸륜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겸 감독을 했는데, 영화 음악도 했다고 하고... 무엇보다, 연주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음악고등학교 나왔고,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정말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단, 중국어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발음은 안좋다고, 중국어 공부는 이 영화로 하지 말란다. ^^:) 어쨌든, 피아노치는 남자의 매력을 외모가 아닌 느낌으로 제대로 표현했다. 여배우 계륜미도 청순하게 이쁘고.. 시간을 오가는 이야기는 요즘 드라마, 영화 등 어디서나(?) 나오지만, 허망하지 않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마음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라, 오랜만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주는 영화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피아노를 치는 연탄곡의 장면은 최고의 장면이다. 너무나 부러운 장면이다. 나중에 나도 해봐야지...악보도 구했다. 어렵지 않다고 믿으며! -.-v 말할수없는비밀  https://www.youtube.com/watch?v=_EvljWy1JcQ   누군가 그랬다. 사랑을 하게 되는 건 기적이라고... 영화 속에서 두 소년, 소녀의 사랑은 정말 기적 같다.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소년의 선택처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해서 그 사랑이 더 부러운 걸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걸 걸 수 있던 그 시절의 사랑이 그렇게 그리운 걸 수도, 부러운 갈수도 있다. 시간 여행의 시작 점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만 자신이 보이게 되는(개봉한지 오래되서 스포일러다!)  특이한 상황이 나오는데,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우리가 처음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 닮은 것 같았다. 나이가 들고, 사랑을 많이 경험해 보기도 하고, 또한 세월의 흐름 속에 설레임에 대한

'공자-춘추전국시대(孔子: Confucius) ' 2번째 이야기, 세기의 성인과 미인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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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자'를 보고난 2번째 이야기다. 홍보를 위해서 그랬는지, 영화 '공자'에서 미인에게도 안넘어가는 공자라는 타이틀로 보도자료가 온걸 봤었다. 영화 속 그 미인에게 안넘어가는 공자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인을 중시하는 공자(주윤발 분)를 만난 절세 미녀의 남자(저우쉰 분, 이 미녀의 이름이 '남자'다 -.-;)의 장면은 팽팽한 긴장감과 미인을 대하는 공자의 완강한 태도를 기대하게 했다. 그런데, 이 장면은 굉장히 편안하다고 할까. 공자를 꼬시려는 남자의 태도라기 보다는 지혜와 인을 겸비한 공자에게 지식을 겸비한 남자가 한 수 배우려는 느낌이랄까... 미인이며 똑똑한 여인이 나이 많은 위나라의 왕와 결혼해서 외부에는 그녀를 왕을 조정하는 나쁜 여인처럼 말한다. 그러나, 극중 나오는 그녀의 대사를 보면, 세상의 이치를 알며 지혜롭게 대처하는 현명한 여인임을 알 수 있다. 남자(그 미녀다.)는 계속 공자를 데려와서 세자의 교육을 맡기고 싶어하나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공자와 남자가 만나는 그 순간. 그리고 그들이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깨닫게 된다. 정확하게(나이가 들어서 요즘은 대사가 기억이 안난다고. -.-; ) 대사가 기억은 나지 않으나... '세속적인 절세 미인이 평온함을 같이 같기는 어렵다'고 공자가 말한다. 그녀의 내적인 미를 칭송하며 외적인 미로 인한 박탈감을 알아주는 대사였던 거 같다.  지금까지 그녀를 대하는 남자들은 그녀의 외모에만 관심을 보였는데, 공자는 그녀의 외모보다는 그녀의 내면에 대한 미가 나타나지 않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외모보다 속을 알아주는 공자에게 깊은 인사를 한다... 그녀의 속내를 알아주는 공자... 역시 공자였다... 외모에 가려서 내면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던 장면이다. 외모가 너무 화려해서, 그 사람의 내면을 보기 보다 외모에만 집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특히

'공자-춘추전국시대(孔子: Confucius)' 말을 끌어 당긴다고 수레가 움직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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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복례克己復禮'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에 따르는 삶이 곧 인(仁)이다. 위의 말을 가장 중시했던 '공자'의 삶을 살펴볼 기회를 영화를 통해서 만났다.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공자의 성인된 후의 삶을 담고 있다. 천하통일을 위한 열망으로 전쟁이 난무하던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왕 ‘노정공’은 당대 최고의 책략가 ‘공자’를 등용해 무너져가는 왕권의 부활을 노린다. 뛰어난 지략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수많은 전쟁과 내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노나라를 구하는 공자! 그러나, 혼란의 시대였던 당시 끝없는 전쟁 속 공자를 탐하는 많은 나라와 그를 시기하는 무리들을 보고 공자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한다. "법이 무서워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지키게 되길 바랍니다." 영화 속에서 나온 말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사람을 중시하고 무엇보다 인, 예를 중시했던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기억나는 장면이 몇컷 있다. 하나... 공자가 노나라 왕에게서 버림(?)받고 집을 떠나는 데 비가 한없이 내렸다. 그때, 수레가 바위에 걸려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자 공자는 수레를 끌고 있던 말을 계속 끌어서 수레를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수레바퀴를 막고 있는 바위는 너무 커서 수레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공자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빗물 속에서 소탕하게 웃기 시작한다. 수레가 돌에 걸려서 못가는 건데,  말한테 계속 움직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 누구나 수레의 바위가 문제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말만 보고 있으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공자는 왕을 움직여서 세상을 나아지게 하려고 했지만, 왕을 섬기는 밑의 신하들이 세상이 나아지게 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왕도 결국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되었다. 지금도 누군가 뭔가 바꾸기 위해 움직이지만, 뒤의 문제는 알지 못하고 앞에 가는 말

종이로 만든 꽃. 대림미술관은 언제나 좋은 전시 중 #paperlicious #대림미술관 #꽃 #종이작품 #art #exhibition #work #paper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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