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우울 '거대한 고독'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될때 항상 꺼내드는 책이 있습니다. 프레데릭 파작이 쓴 '거대한 고독'. 울트라슈퍼캡숑짱 디자이너hyun님이 책표지를 디자인했다구 준 책이기도 한데요. (받은 책중에 제일 비싼책... ^^; ) '거대한 고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리드리히 니체와 체사레 파베세의 비극적 일생을 이탈리아의 북부도시 '토리노'를 매개로 그림과 글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파작의 저서입니다. 다섯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일생을 통해 어느 여인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니체, 여섯살에 아버지를 잃고 평생 홀로산 파베세, 아홉살에 아버지를 잃은 저자 파작. 책은 그림 하나에 글하나의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책 속의 흑백의 그림은 우울함 그자체이기도 합니다. 제가 철학에 관심이 많아 왠만하면 좀 이해가 되는 편인데, 이 책은 너무 어려워서 읽고 또 읽어도 이해가 갔다 안갔다 합니다. ^^: (고독하고 우울한 모습의 사진으로 찾아봤는데... -.-; 그래도 이쁜걸요..) '거대한 고독'은 인간의 우울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이 아니고 간접적으로 말이죠. 어쨋든, 오늘 잠시 꺼내들었다가 새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우울은 상실감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것이라고 믿고 있던 무언가가 자기의 것이 아닌 것을 알았을 때 그 순간 온몸에 퍼지는 그 상실감의 허탈함이 우울함으로 바뀌어 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처음부터 내것(!)이라고 규정되었던 것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상실감과 우울함을 통해 계속 깨닫게 됩니다.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란 것에 대해 말입니다. 그래서 우울은 세상을 알기 위한 반응일 뿐이고, 종종 우울한 것은 세상을 하나씩 더 알아간다는 증거이기도 하기에 우린 우울함을 통해 세상에 지금 자신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울함이 계속되는 사람들은 세상을 다 알았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하기도 하나봅니다. -.-; 책속의 주인공들 처럼 말입니다. 우울함으로 치닫고 있을

행복 보단 사랑을 선택? 영화 '클로저(Closer, 2004)' 행복VS사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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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은 사진작가, 남편과는 별거중인 한 여자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녀에게 사진을 찍으러 한남자가 왔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유혹합니다. 그리고, 유혹에 흔들리려는 사진작가. 그 순간 그 남자와 동거하는 귀엽고 어린 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 여자는 그 남자의 유혹을 대수롭지 않게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사진작가인 여자는 유혹하던 남자의 장난을 통해 우연히 의사인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별거중이던 남자와는 이혼을 하고... 그런데, 그들 사이에 다시 유혹하던 과거의 남자가 끼어듭니다. 1년 동안 유혹하던 남자와의 관계를 숨기던 여자는 남자가 출장에서 돌아오자 그 사실을 말합니다. 자신은 "지금의 행복보다 그 사람과의 사랑을 선택하겠다"는 의미를 던지면서 말입니다. 영화 '클로저'에서는 남녀관계에서 사랑에 대한 특별한 감정과 상황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무적스팸도 한편에서 끝내지 못하고 시리즈로 쓰기로 했지만요. 사랑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버린다? 영화 속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생활에 익숙해 지내다 보면 불안하고, 비도덕적인 관계의 사랑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해서 행복해지면 또 다른 더 큰 사랑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사랑과 행복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으로 가려고 하는 것일수도...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버리고 가야 한다? 지금의 행복을 버린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그 행복을 다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지금 누리는 행복을 왜 버리냐고 하겠지만, 그 사람에게는 지금의 행복보다 사랑을 선택한 행복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하는 사람 자체가 행복을 버린다고 말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잠깐의 '

남의 슬픔은 아름답다! '클로저(Closer, 2004)'_슬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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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아름다운 것이 참 많습니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도 아름답고,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아름답고... 그리고, 영화나 TV드라마의 예쁜 여자주인공이 흘리는 눈물은 더더욱 아름답고... 그녀는 울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사랑이 떠나가버린 것도 알고 있었고, 더이상 사랑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사에게 말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달라고... 지금 울고 있는 자신을 찍어달라고 말입니다. 사진사는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전시회에 그 사진을 전시합니다. 울고 있던 여인은 자신의 사진을 봅니다. 자신의 사랑이 떠나간 것을 아파하면서 울고 있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말합니다. "남의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찍었네"라고 말입니다. ( 영화 '클로저'에서 나탈리포트만과 줄리아로버츠의 관계를 살짝 말씀드렸습니다. ) 슬픔이 있는 사람은 그 슬픔에 매여있어서 자신을 볼 겨를조차 없습니다. 너무나 슬퍼서, 너무나 아파서 자신의 슬픔에 갇혀서 다른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슬픔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는 사람... 그 사람에게 그 슬픔과 아픔은 아름다워 보입니다. 우리가 영화나 TV를 통해서 울고 있는 누군가를 보면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론 그 아픔에 동화되어 함꼐 울기도 하고, 함께 아파하기도 하지만, 아파하는 사람을 보면서 우린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아파하는 사람, 혹은 슬픔에 잠겨있는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름다워보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영화 '클로저' 속에서는 아파한다고 아름다워보여서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아파하는 사람 주변에 꼭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다 '클로저(Closer, 2004)'_선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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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클로저'입니다. 영화 '클로저' 이야기를 너무너무 하고 싶고, 다시 한번 영화를 보고 또 다른 관점을 느끼고 싶은데... 주고자 하는 메세지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그리고 그날 제가 좀 아파서 집중하고 봐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놓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요...'디아워스' 이후 다시 보고픈 영화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시리즈로 할까 합니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책을 시리즈로 했던 것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 속 대사를 생각하며 새로운 상황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 다룰 영화 속 말은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다" 입니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말합니다. "사랑은 매순간 선택에 의해 되는 거잖아. 내가 아무리 호감을 갖고 있어도 내 마음을 다줘서 사랑해야지 하고 선택하지 않으면 그건 그냥 혼자만의 짝사랑이나 호기심으로 끝나서 더이상의 관계가 발전되지 않아. 내가 선택해서 저 사람을 만나고, 연락하고 그래야지 하는 결심을 한 후에 그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게 되는 거니까. 무의식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말은 거짓말이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도 거짓말이야. 너의 그 사랑은 너가 선택한거야. 짧은 순간이었겠지만, 날 버리고 다른 사람을 선택하려고 하는 너의 의식 속 선택에 의해 넌 날 버리고 다른 사람과 사랑하게 된거야. 지금 날 사랑하는 것과 또 다른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넌 그 너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하는 거야. 날 버리고 다른 사랑을 선택한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위의 글을 생각해내면서 시나리오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영화 속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긴 하지만... 우리는 매 순간 어떤 선택의 귀로에 놓입니다. 그냥 집으로 갈까 편의점에 들릴까, 친구를 만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2004)' 아이들 눈이 어른들 눈보다 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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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올 수 없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어린아이 같이 순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순수라기 보다는 아이들처럼 의견이 분명해야 한다는 말 같았습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아주 단순하게 구분하는 아이들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뜨겁든지 차갑든지…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를 보면서 어른들의 눈보다 아이들의 눈이 더 정확하고 판단이 확실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생각난 구절이었습니다. 화재로 부모님과 집을 한꺼번에 잃은 보들레어가의 삼남매 바이올렛, 클라우스, 써니는 성인이 되기까지 후견인 밑에서 자라야 합니다. 막대한 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남매는 자신들을 돌봐줄 겁나먼(!) 친척 올라프 백작(짐 캐리 분)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러나 올라프 백작은 아이들을 학대하면서 유산을 빼앗기 위해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삼남매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까지 합니다. 아이들은 그의 부당함을 변호사에게 말하지만 믿지 않습니다. 우연하게 사건을 목격하게 된 변호사는 그들을 다른 후견인에게 맡기지만, 올라프 백작은 변신을 해가면서(짐 캐리의 변신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삼남매의 후견인들을 제거해갑니다. 다시 올라프 백작이 아이들의 후견인이 되어 유산을 뺏으려고 하고, 삼남매는 올라프 백작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고 합니다.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주인공 삼남매가 갖고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우선 첫째 바이올렛은 최연소 발명가로 위급한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할 때 머리를 묶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클라우스는 타고난 독서왕으로 한번 읽은 책은 모두 머리 속에 저장하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내 써니는 물어 뜯기 대장인데요. 이는 4개 밖에 없지만, 뭐든 물어뜯는데는 선수입니다. 영화 속에서 스크래블 하는 장면에서 스크래블 조각이 모두 뜯겨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올렛

'말아톤(Malaton, 2005)'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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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배울 수록 더 많은 지식이 있을 수록 자신을 약한 모습을 감추고 타인에게는 자신의 강한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왜냐구요? 약한 모습을 들켜버리면 자신을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우습게 보이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거나 행동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영화 '말아톤('말아톤'은 자폐증 청년 초원이가 자신의 그림일기에 내일의 할 일 마라톤을 '말아톤’이라고 적어 넣는 장면에서 착안한 제목입니다.)'의 자폐아 초원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에 대한 다른 시각을 배웠습니다. 3개월 1주일이라는 짧은 제작기간 동안 만들어진 영화 '말아톤'은 첫 장편 영화를 찍은 정윤철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말아톤'은 보통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를 볼 때의 느끼는 설겅거리는 콩 씹는 느낌이 아니라 아주 잘 익은 군고구마를 먹는 느낌으로 영화를 접하게 해주었습니다. 장애인 관련 영화를 거부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말입니다. 달리기 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주인공 초원이를 위한 엄마의 억척스러운 마라톤 트레이닝 집념과 세상을 경계하라고 주입된 자폐아 초원이를 서서히 녹여주는 트레이닝 선생님. 우리는 무의식 중에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둘씩 배워갑니다. 경험에 비춰서 그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는 순진하기만 한 초원이는 다른 이를 경계하라하고 주입되어져 자랍니다. 먹을 것은 절대 나눠먹지 않고, 엄마가 주는 것 외에 다른사람이 준것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지만, 주입되어 자라진 자폐아들은 유동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학습된 상황으로만 행동합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야생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이성적, 객관적으로만 판단해서 행동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정작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그렇게 주입된

영화 '베니티 페어(Vanity Fair, 2004)' 리뷰, 수많은 유혹을 견뎌낼 힘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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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링에서 처음 이런 문구로 영화 <베니티 페어(Vanity Fair)>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움켜쥘 매혹의 여인,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개성있는 배우라 리즈 위더스푼을 좋아하는데, (단지 금발의 너무해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국내 개봉은 1월 21일) '셰익스피어 인 러브' 제작진이 만들었으니, 분위기는 그 분위기를 상상하시면 될듯하고요. 가난한 예술가의 딸로 태어난 베키(리즈 위더스푼)는 어려서 일찍 고아가 되지만, 초라한 현실을 벗어나 멋진 삶을 살 것을 다짐하는 당찬 여인이었습니다. 허드렛일을 하면서 학교를 졸업한 베키는 상류사회에 내딛을 첫 발로 크롤리 가의 가정교사 자리를 구하게 됩니다. 거기서 재치가 넘치던 그녀는 부유한 노처녀 미스 크롤리의 신임을 얻게 되어 그녀를 따라 런던으로 가게 됩니다. 베키는 크롤리의 전재산을 상속 받게 될 매력적인 남자 로든 대위를 만나게 되고, 대위와 사랑에 빠지고 그와 비밀리에 결혼하게 되는데요.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뭐 저 정도 됩니다. 중간에 친구의 오빠와 잘해보려고 매운 고추를 눈물 흘리며 먹기도 하지만, 절친한 여자 친구의 약혼자가 방해하는 바람에 친구의 오빠와는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도 잠시 등장하지만 말입니다. (베키의 가장친한 친구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볼만합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는 다음 스팸에 써볼까 합니다. 아래 사진이 그 베키의 친한 여자친구.) 그렇게 로든 대위와 살게 되는데, 전쟁과 상속이 엉키는 틈에 점점 생활고가 문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도박을 좋아하던 로든 대위의 빚이 점점 많아지고…  베키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랑만으로 삶을 해결하기엔 역부족한 상황으로 몰립니다.  재치가 넘치고, 어디에 서있든 주목받는 그녀.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는 그녀에게 많은 유혹들이 밀려옵니다. 원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