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공유, 김수로 주연 영화 'S다이어리(S Diary, 2004 )' 나에게 어울리는 옷?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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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다이어리'를 봤습니다. 김선아가 나오는 영화이고, 과거의 남자들을 찾아간다는 얘기라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궁금했습니다. 개봉날 시사회여서인지 주연배우들이 왔습니다. 김선아, 공유, 김수로, 그리고 감독. 자신과 영화 속 인물과는 다르다고 못박은 공유와(영화를 보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마이크만 잡아도 사람들이 웃기 시작하니 '쇼프로 다시는 안나간다'고 너스레를 떠는 김수로, 재밌게 봐달라고 다소곳하게 인사하는 김선아. 영화 시작전에 마음을 열게해주는 오프닝이었습니다. 이미 영화 평들은 혹평이었기에 사실 부담없이 기대없이 봤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사랑을 하다 사랑을 떠나버린 사람은 인생의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다"는 말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사랑은 항상 찾아오고 그리고 떠나갑니다. 영원한 사랑은 인간사이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계속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는 것이죠. (그래도, 현실에서 아주 간혹 영원한 사랑을 이뤄가는 커플들이 있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아니면서 우리에게 모든 것이 되기도 하는 사랑에 대한 추억. 그 추억을 찾아 떠난 영화 속 지니(김선아 분)은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을 만나면서 사랑의 추억들에 많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단지 "정말 나를 사랑했어?"라는 질문의 대답을 듣기 위해 시작했던 추억의 여행이였는데, 그 대답 대신 아름답던 추억마저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과거의 궁금증을 해결해야만 앞으로 사랑이든 추억이든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추억을 잃어가며 자신의 사랑의 진실성 대한 대답을 찾기에 노력한 그녀. "너도 너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어. 안맞는 옷을 입으려 하지말고..."라고 말을 건내주던 친구의 말을 뒤로 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보복을 시작합니다.

'콜래트럴(Collateral, 2004)' 등을 맡긴 채 운전하는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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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근처에서 출퇴근 하던 시절, 대중 교통수단이 끊겼을 때 택시를 타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집에 너무 가깝기 때문에 일반택시는 절 무시하고 가버리고…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모범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어디로 가주세요’ 하고 가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께서 저희 집 근처를 말씀하시면서 “그리로 가면 되죠?” 하시는 거였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아세요?” 했습니다. “그러자 저번에 한 번 타셨었습니다”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오, 신기하네요, 기억하시고 계시고… ”하며 우연한 인연에 놀라고 있는데, 그 분이 “다음에 한번 더 만나면 차라도 한잔 해야겠네요. ^^ ” 하시는 거였습니다. 참, 우연한 일이어서 인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근데, 다들 “다시 만나서 차를 마시자고 해도 마시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 ) 물론, 그 뒤로는 홍대 근처에서 늦게 오는 일이 거의 없어서 그 분과 차 한잔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곳으로 빠르고 편한 이동을 위해 택시를 종종 타곤 합니다. 운전기사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우리는 택시를 세우고, 어디론가 이동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면 운전기사는 곧 바로 그쪽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요청한 곳으로 이동을 위해 택시를 타면서도 택시를 이용한 범죄들 때문에 택시를 혼자서 탈 때 가끔 무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택시 기사의 입장이 된다면 어떨까요? 운전기사는 운전을 하고 가다가 누군가 손을 들어 차를 세우면, 누군지도 모르는 승객을 태우고, 그 사람이 가자고 하는 데로 이동해야 합니다. <콜래트럴>의 마이클 만 감독은 “다른 사람에게 등을 완전히 맡긴 채로, 전혀 모르는 낯선 두 사람만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는 운전기사와 승객. 이런 상황이 영화 속에서 재미있는 설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콜래트럴>은 이 점에 착안한 영화다”라고 했습니다. 1

'콜래트럴(Collateral, 2004 )' 인간, 먼지와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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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천체 안의 많은 은하계. 수많은 은하계 중의 하나인 태양계. 행성외에도 1600여 개의 소행성, 수천 개의 혜성을 포함한 태양계 안의 지구. 그리고… 지구의 많은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 동양이라 불리는 아시아권의 사람들. 그 아시아권의 48개국 중 하나인 한국에 있는 사람들. 그 중 중심부라 불리는 서울에 있는 사람들. 그 중 광화문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중 한 사람. 거대한 천체 안의 한 존재로서 인간은 먼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콜래트럴’을 보면서 말입니다. LA의 택시 운전사 맥스(제이미 폭스 분)는 나중에 리무진 렌탈업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택시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맥스는 공항에서 승객 빈센트(톰 크루즈 분)를 자신의 택시에 태우게 됩니다. 빈센트는 하룻밤 동안 다섯 군데를 들러 볼일을 보고 새벽 6시까지 공항에 가야 한다며 택시를 전세 내자고 합니다. 그래서 맥스는 선불로 돈을 받고 빈센트의 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처음 택시의 목적지에 도착해 빈센트가 나오길 기다리던 맥스는 자신의 자동차 위로 떨어지는 시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빈센트가 볼일을 본다는 것은 살인청부를 받은 자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일이란 것을 맥스는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같이 갈 수 없다고 도망가려는 맥스에게 빈센트는 갖은 협박들로 자신의 목적지들로 운전을 강행시킵니다. 우리는 살인이란 것을 인간 최대의 죄로 말합니다. 그래서, 소중한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도 떳떳하게 그 이유를 말하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죄책감이나 부끄러움 하나 없는 빈센트와 같은 인간이 현실에 정말 존재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빈센트가 영화 속에서 한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LA의 지하철에서 한 남자가 죽었는데 7시간이나 있다가 발견되었다. 너는 내가 죽이는 사람들을 아는가? 평소에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다. 너도 그렇지 않았냐? 그런데 왜 지금 흥분하고 그러냐!” 아뿔싸! 빈센트의 말이 머리를 때리는

'웨일라이더(Whale Rider, 2002)' 영롱한 눈빛의 진정한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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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주인공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영화 ‘웨일라이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가 연소자 관람가인지라 엄마와 함께 일반 시사회장을 찾은 꼬마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 집중하기엔 살짝 시끄럽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애들인지라.. ^^: ) 수 천년 전 고래의 등을 타고 뉴질랜드 해변 마을에 안착한 선조 ‘파이키아’의 후손과 얽힌 이야기… 작은 해변마을. 주인공 소녀 파이키아는 태어나는 날 엄마와 얼굴도 모르는 쌍둥이 오빠를 잃게 됩니다. 그 충격으로 파이키아의 아빠는 고향을 떠나버리고 파이키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서 키워집니다. 아들의 뒤를 이을 지도자를 학수고대했던 할아버지는 지도자는 장남이어야 한다는 관습때문에 파이키아가 보이는 뛰어난 능력도 모질게 외면해 버리고 마을의 장남들을 모아서 지도자 훈련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도자가 될 자격을 시험하는 마지막 관문에서 마을의 장남들은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게 되고, 할아버지는 실망하여 몸져눕게 됩니다. 그러나, 파이키아는 자신에게 온전한 애정을 주지 않는 할아버지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눈물겹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합니다. 영화 속에서 전통 무술과 주문들이 너무 어이없게 우스워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한동안 끊이질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장면과 어울려서 느껴지는 파이키아의 마음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파이키아의 웅변 장면이 최고의 장면입니다. 우리는 상대가 자신의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보통 그 상대를 무시하거나 미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소녀 파이키아는 자신을 받아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진정한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면 파이키아처럼 자신을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상대를 사랑으로 자신 안에 품고 그 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보여준 것입니다. 정말 13살의 소녀였지만, 그녀는 할아버지를 뛰어넘는 지도자를 피를 갖고 태어난 것 같았습니다. 영화 중간에 할아버지가 동아줄로 모터를 돌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렇

'우리형(My Brother..., 2004)' 미우나 고우나 “넌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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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드 빙크 의 ‘올리버 스토리’에서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에릭시걸의 ‘올리버스토리’가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슬픔에 결코 절망해서는 안되고, 그 슬픔을 깊이 받아들이면 슬픔은 오히려 선물이다” 올리버는 어머니가 임신 중 석탄가스 중독 사고를 당함에 따라 장애를 지닌 채 태어납니다. 손, 발, 그리고 머리가 이상적으로 커서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인간으로 말입니다. 옆방 형 올리버의 숨넘어 갈듯한 신음 소리는 어린 시절의 주인공에게는 최대 공포였습니다. 그 방에서 무방비로 아무에게나 내맡겨진 형의 짓무른 살을 쓰다듬어 보고 거친 숨소리에 맞춰 따라 숨도 쉬어 보면서 주인공은 자연스레 형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얼마 전 안권택 신인 감독의 영화 ‘우리형’을 보고 나서 이 ‘올리버 스토리’가 생각났습니다. 언청이로 태어난 형 성현(신하균 분)은 엄마(김해숙 분)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랍니다. 반면 동생 종현(원빈 분)은 엄마의 관심이 온통 성현에게 가있는 것과 엄마가 돈을 벌기만 하면 형 성현의 구순구개열 치료 수술을 위해 쓰는 것이 불만입니다. 이런 연년생 성현과 종현은 같은 학교에 다닙니다. 형 성현은 전교 1등을 꽉 잡고 있는 모범생인 반면 종현은 공부가 아니라 싸움 짱(!)으로 학교를 꽉 잡고 있습니다. 종현은 형 성현과 같이 다니는 것을 꺼리고, “형”이라고 부르지도 않고, 맨날 반말입니다. 성현은 한 여자(이보영 분)를 보게 되고 좋아하게 되지만, 적극적인 종현의 모습에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다 종현의 싸움에 싸움도 못하는 성현이 끼어들면서 형제는 둘 사이의 묘한 친밀감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을 갖고 살아갑니다. 부모와 형제는 태어날 때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우리의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필수 불가결(不可缺)의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가족 중 배우자는 예외이긴 하네요. 그런 필수 불가결의 한 요소인 형제. 부모는

영화 '카르멘(Carmen, 2003)' 유혹만큼 파멸을 부르는 여인, ♬김종국의 '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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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프로스페 메림이 1845년 발표한 소설 ‘카르멘’은 감정을 억제한 간결한 묘사로 사랑의 격렬함과 황량함을 보여준 걸작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읽었는데, 간결하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구들은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표현들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관능적이고 열정적인 음악, 강렬한 색체,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로 재해석되어 세계적인 오페라 걸작 중 하나로 자리잡은 오페라 '카르멘'은 일반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보여진 것 같습니다. 그런 ‘카르멘’을 영화로 봤습니다. 처음에 '가둘 수 없는 정열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눈에 띄기는 했지만 이미 오페라로 많이 알려진 '카르멘'이기에 영화로는 어떻게 재해석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보게 되었습니다. 잘생긴 군인 호세는 담배공자에서 위병근무를 하던 중 카르멘이 공장에서 칼을 휘두르고 말썽을 일으켜 호송되는 길에 카르멘의 유혹을 받고 그녀를 풀어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카르멘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호세 자신도 자제할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삶도 버리게 되고, 카르멘에게 집착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파멸로 몰고 가게 됩니다. 아름다운 카르멘은 "난 당신꺼야, 당신과 있을 땐 당신 생각만 해"라고 처음 호세를 유혹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여 감정이 이끄는 대로 또 다른 남자를 유혹하고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여인으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지속적인 구속은 거부하는 여성으로 나옵니다. 스페인에서 카르멘은 팜므 파탈(Femme Fatale) 즉 요부의 원형이라고 하더군요. 결국 남성을 자신에게 종속 시키면서 파괴시키는 ‘치명적 유혹’을 의미하는… 자유롭고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한 여자를 사랑했던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이야기 '카르멘' 여자의 질투는 오뉴월에도 서리가

'꽃피는 봄이 오면(When Spring Comes, 2004)'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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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최민식의 연기변신으로 일단 화제가 되는 영화입니다. ‘올드보이’에서 보여줬던 엽기적인 삶의 캐릭터가 아니라 동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캐릭터. 연주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지만 매번 떨어지고, 돈벌이도 시원치 않으며, 거기에 오래된 애인에게 실연당하고, 집에서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현우(최민식 분). 그는 강원도 도계 중학교에서 관악부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무작정 강원도 도계로 떠난 그는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삶을 낙담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게 됩니다. 단지, 영화 속에서 아이들이 연주 대회를 나가 크나큰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보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어쨌든 영화는 일반인들의 삶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들은 잔잔하게 바라봅니다. 현우가 말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그러자 어머니는 말합니다. “넌 지금이 처음이야, 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라고. 언제나 우리의 삶은 우리에게 처음입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이 처음이 아닌 것처럼 익숙하게 받아들여서 그럴 뿐이죠. 오늘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겐 처음 다가온 것이고, 앞으로 올 모든 순간들도 우리에겐 처음입니다. 정말 익숙한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늦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능성이 1%는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고등학교 때가 생각납니다. “공부를 지금보다 더 잘했으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던…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늦은 때가 아니었었습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환경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아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지금 스스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