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5시(25th Hour, 2002)' 제한된 시간에 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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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한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봤던 25시... 흑인 문제를 비롯한 미국내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자신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로 풀어 놓는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사람이란 자신 혼자서 존재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또 다른 메세지가 담겨있을 수도 있지만.. 몬티(에드워드 노튼 분)는 마약 밀매를 하다가 누군가의 밀고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감옥을 가기전 갖게되는 24시간. 그는 그의 주변인들을 만납니다. 그러면서 누군가 자신의 주변의 애인 혹은 부모나 친구 들 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고발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죠. 그리고, 자신이 감옥에 가기전에 자신의 삶을 하나씩 되돌아보며 정리합니다. 되돌아 오지 못할 수도 있는 혹독한 감옥의 삶을 들으며, 지금 까지 자신의 삶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지금 내가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을 떠난다면, 24시간 동안 누구를 만나며 누구와 이야기를 할것인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로 인하여 즐겁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는 주변사람들을 생각해 볼때, 떠나기전에 뭔가 정리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갑작스런 죽음이 아니고선 그렇게 하는 것이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예의 같기도 하고요. 시간이란 것에 참 민감해지게 되었습니다.

니콜키드만(Nicole Kidman) 주연 영화 '도그빌(Dogville, 2003)' 오만함 속에 있는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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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용서해주신 적이 있나요? 오늘은 영화 '도그빌(Dogville, 2003)'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불쌍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8가구밖에 없는 도그빌 마을에 이방인 그레이스(니콜키드만 분)가 나타납니다. 총성이 들린 후 나타난 그녀를 처음 발견한 톰(폴 베타니 분)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서 범죄자 같지만 매혹적인 그녀를 마을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난하기만 하고, 누군가를 도울 수 없었던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우쭐해 하며 그레이스를 마을에 머물게 합니다. 그레이스는 마을 사람들에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심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레이스를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마을 사람들은 갱들이 그레이스를 찾고,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라는 현상 포스터가 마을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자신들보다 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며 자신들이 아니면 살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녀를 무시하고,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괴롭히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결국 그녀가 도망가지도 못하게 개목걸이까지 채우고 혹사시킵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이해하려는 그레이스…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기 위해선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게 되면, 저절로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니까요. 그레이스도 그래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오만하기 때문에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만함이 없이는 용서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그랬는지 영화 속에선 자신의 오만함으로 참았던 것들이 오만함을 버리는 순간 드러나게 됩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고발하거나, 자신을 학대하던 사람들을 제거하기에 이르는 잔혹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오만함이 있음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상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

영화 '여우계단(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Whispering Corridors 3: Wishing Stairs, 2003)' 1등 보다 멋진 2등,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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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갔을 때 알아듣지도 못하는 불어로 된 방송을 며칠 동안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은 '프랑스 한바퀴 돌기(투르 드 프랑스)'라는 타이틀 정도의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당시에 들었던 이름 중 기억나는 건 암스트롱이고, 사촌오빠가 얘기해준 것들 중에,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경기고, 세계각지에서 선수들이 오고, 팀웍이 중요하고, 체력도 중요하다고한 기억이 나는군요. 선수들의 허벅지가 엄청 두꺼웠던 것도 기억나네요. 당시 누가 우승했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고. (오래돼서 그런가? ^^) 그런데, 얼마전 신문을 보다가 '프랑스 한바퀴 돌기'에서 암스트롱이 우승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해서 자세히 기사를 읽는데, '암스트롱이 선두로 가다가 관중의 가방에 핸들이 걸려 넘어졌으나, 라이벌인 울리히와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서 암스트롱이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이 대회의 상금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명예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선수들이 우승을 놓고 벌이는 경기인 만큼 대단한 대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작년 대회 때 울리히가 넘어졌을 때 암스트롱도 그가 일어나서 달릴 때 까지 속도를 늦춰줬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가슴 속에 뭔가 찡하게 울리더군요. 사람들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습니까… 아둥바둥 살아가는 삶 속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이야기는 삶을 되돌아 보게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따라오는 다른 사람을 방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주는 이런 이야기는 정말 잊어지지 않더군요. 이 이야기를 읽던 날 봤던 영화, '여우계단'. 예술고등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는 단짝 친구 진성(송지효)과 소희(박한별). 진성은 발레의 천부적인 소

영화 '원더풀데이즈(Wonderful Days, 2003)' 내 생애 최고의 날 - ♬더더 '그대 날 잊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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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했던 날을 누군가 물어본다면, 언제라고 대답할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최고의 날은 언제가 될까요? 얼마 전에 봤던 '원더풀데이즈(wonderful days, 2003)'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언제인가?" 영화 얘기를 잠시 하죠. 에너지 전쟁 후 생존자들이 인공지능 도시 에코반을 건설합니다. 에코반은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인간과 생명체에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며 성장하는 식물형 도시입니다. 전쟁으로 밀려드는 많은 난민들은 에코반에 다 수용되지 못하고, 미르라는 도시를 형성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대기가 맑아지면서 에너지원이 줄어들게 된 에코반은 미르도시 전체를 폭파해 오염시켜 부족한 에너지를 충전하려고 합니다. 정말 어이 없는 결정이죠. 대기가 맑아진다는 것은 오염지역이 줄어드는 것이고, 과다하게 에너지를 모으지 않아도, 오염되지 않은 공간에서 난민들까지 모두 잘 살 수 있는 계기가 온 것인데 말입니다. 에코반의 지도자는 마르에 있는 사람들은 불필요한 존재며,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것을 잃지 않고도 함께 잘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제거하여 자신들과 같이 되는 것을 막으려고, 그런 결정을 하게 됩는 거죠. '가진 놈이 더하다'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하여튼… '원더풀데이즈'의 주인공 수하와 제이는 어릴 적, 오염된 도시 에코반에서, 함께 푸른 하늘을 보고 그것을 잊지 못합니다. 오염된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하늘이며,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멋진 하늘을 본 것이기 때문이겠죠. 그날이 그들에게는 생애 최고의 원더풀데이였습니다. 그 뒤, 수하는 누명을 쓰고 버림받은 도시 마르로 떠나게 되고, 제이는 에코반에 남게 되죠. 수하가 죽은 줄 알지만 잊지 못하고 사는 제이와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던 제이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수하. 생애 최고의 날을 다시 만들어 누군

한국영화 '싱글즈(Singles, 2003)' 29살 최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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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이 벌써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도 지나가는지. 올해 해놓은 일이 뭐가 있나 생각하게 되는군요. 음... 아쉬운 일이 있다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자주 봐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못보고 지냈다는 것이네요. 그런데.. 요즘은 만나는 사람들 마다 화제가 결혼, 남녀문제 등에 대한 것이더군요.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그 것에 관심이 많은 세대들이라서 그런가. 20대 후반이 지난 사람들에게 누구나 먼저 하는 질문들 중 하나가 '언제 결혼해?'라는 질문이죠? 혼자서 산다는 것은 일단 고려하지 않은 질문이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의례적으로, 정중한 예우를 하듯 그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더 나아가 명절이 되어 일가 친척들이 모이는 경우나 누군가의 결혼식장에서, 바뀌지도 않는 이 형태의 질문은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따라다니죠. 그래서 20대 후반부터 30대에 걸쳐 있는 모든 남녀 싱글들은 이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다양한 답변들을 갖고 있습니다. '혼자가 편하잖아', '일 때문에', '아직 느낌(일명 Feel)이 오는 사람이 없어(가장 위험한 발상!)', '결혼은 무덤을 파는 일이야', '난 자유가 좋아' 등등.. 이런 싱글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 '싱글즈(7월 11일 개봉)'는 20대의 마지막에 있는 싱글들을 웃음과 경쾌한 시선으로 표현합니다. 남자를 밝히는 과감한 여자 동미(엄정화 분), 한 남자만 바라보는 순진파 나난(장진영), 그녀들과 어린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정준(이범수 분),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첫눈에 반한 나난을 따라다니는 증권맨 수헌(김주혁 분). 예고편에서 너무 발칙(!)한 대사들이 난무해 영화에 대한 반감으로 접했었지만, 영화를 보는 중에 서서히 그런 말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너무도 친한 친구이며, 서로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하는 사이라 가능한 대사들이기 때문이였죠.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 2003)' 내 소원은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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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神이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어떤 소원을 빌까요? 평소에 가장 이루어졌으면 했던 소원은 무엇인가요? 얼마전 보았던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를 보면서 '신이 전지전능한 능력을 나에게 준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떠오르더군요. 물위를 걷는 것부터 하늘을 나는 것, 그리고 가고 싶은 장소로 이동하는 것까지.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 2003)>의 주인공 브루스 놀란(짐 캐리 분)은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며, 일어나는 문제의 모든 탓을 다른 사람과 신에게 돌렸습니다. 그런 그의 곁에는 그의 그런 모든 불평을 받아주고 또한 작게나마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아가는 애인(제니퍼 애니스톤 분)이 있습니다. 자신의 처한 상황을 모두 다른 사람의 잘못 때문이라 생각하는 브루스는 자신이 근무하던 방송국에서 리포터로 활동하다 생방송 도중 다른 사람을 모독하는 사건을 터트려 직장을 잃게 됩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의 불평은 끝을 달립니다. 그는 옆에 있는 그의 애인에게부터 신에게 까지 절망과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런 그에게 신은 '얼마나 신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지, 그래서 불평을 안 할 수 있는지' 그에게 1주일간 신의 능력을 줍니다. 능력이 생긴 그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그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그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받고 불평 없는 세상과 자신의 삶을 만들게 될까요? 우리는 지금의 상황에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소원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은 '로또 1등'에 당첨되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많이 바라는 소원이겠죠? 그런데 이런 소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면, 1등 당첨이 된다 해도 1,000원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당첨자가 너무 많아서 영화 속에서 1등이 몇 달러 밖에 못 받듯이 말입니다. 로또 생각을 하다 보니 혹시,

영화 '나크(Narc, 2002)' 당신 곁의 사람을 믿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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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 있는 현실 속에서 어느 정도는 앞에 일어날 일들을 예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것을 벗어나는 일들이 일어날 경우에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잊고 싶어하게 되죠. 너무 복잡하고, 힘든 일들이 일어날 때는 머리 속이 텅 비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와 헤어지거나 예상치도 못한 충격적인 일들을 당할 경우에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인정하려면 그만큼 힘든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도록 권하여도 그건 본인에게는 들리지 않는 울림일 뿐입니다.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영화 <나크(Narc, 2002)>에서 그런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신과 함께한 동료에 대한 믿음. 자신이 믿고 있던 파트너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을 경우의 허무함과 좌절감. 그러나 끝까지 저버리지 않는 믿음. 비밀마약수사대(Undercover Narcotics Officer-Narc;나크)의 경찰이 마약관련 집단내에서 비밀경찰로 활동하다가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또 다른 경찰, 닉 텔리스는 마약집단에서 비밀리에 활동해 오다 총기오발사고를 일으켜 정직 처분을 받습니다. 닉 텔리스는 사건 해결시 사면이란 조건으로 경찰 총격 살해 사건을 담당합니다. 죽은 경찰의 파트너였고 시체를 처음 발견한 당사자인 헨리 오크(레이 리오타 分)와 파트너가 되는 닉 텔리스는 사건을 조사할수록 더욱더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되며, 파트너를 믿어 가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과연 그 믿음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주변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있어서 서로를 신뢰함이 없다면, 작은 일이라도 성사시키기 어렵겠죠? 주변의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고, 성사되는 일들이 있으시다면, 그 배경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런 배경에 속에서 일하고 있음에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서로의 생각과 믿음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데 알려드릴까요?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