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Haha Mam’ 1회, 돈 밝히나 코믹한 우리 엄마

(발랄하기 위해?! 부모님에 대한 존칭 생략한다. ^^:;)

우리 엄마는 돈을 좋아한다. 어느 엄마든 다 그렇게 돈을, 아니 현금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가 아빠나 나로부터 돈을 가져가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그러나 그게 웃긴 상황이라 웃으면서 당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 설날이었다.
설명을 붙이자면, 아직도 우리 집은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주신다. 결혼한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설날 아침, 아빠가 산소간 사이 올케와 조카가 온다고 하는 바람에 엄마 혼자 세배를 받게 되었다. 언제나 물주(!)인 아빠가 세뱃돈을 준비하는 터라, 엄마는 아빠에게 연락해 세뱃돈의 위치를 물어봐서 가져오라고 나에게 시켰다. 그래서 난 세뱃돈 봉투 위치를 파악하고 엄마에게 전했다. 엄마는 나와 같이 있을 때 그 봉투 안에 얼마나 있는 지 돈을 셌다. 총액은 100달러(전체 금액을 달러로 표현해 비율로 얘기하려고 한다. 사실 총액 금액은 100달러 보다 훨씬 많다.)

어쨌든, 세뱃돈을 줄 준비를 하는 엄마는 올케와 나에게 각각 20달러씩, 조카는 10달러는 주겠다며 봉투를 찾았다.
나는 "같이 사는 딸인데, 올케랑 같은 금액을 주냐~~"며 항의했지만, 엄마는 한술 더 뜨셨다.
"그렇지 며느리를 더 줘야 하는 건데"라고…
그래서 나도 지지 않고 "그럼 나도 이제 며느리만큼만 한다"라고 했더니,
"너보다 며느리가 더 잘한다. 그렇게 해라."며 말문을 막았다.
그러고 보면 어떤 면으로 엄마 얘기를 잘 듣는 건 며느리이긴 하다.
그래도 난 끝까지 "엄마 너무해, 아빠 오면 더 받을 꺼야."라고 했다.

어쨌든, 올케와 조카가 와서 세배하고 돌아간 뒤, 오후에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아빠가 오자마자 바로 세배하겠다고, 엄마가 세뱃돈을 주다 말았다고 했다.
아빠는 세배를 받으려고 앉아서 엄마에게 아까 그 봉투 가져오라고 했다.
엄마는 아빠에게 "뭘 또 주냐, 아까 많이 줬다"고 했다.
내가 엄마를 보면서 "뭘 많이 줬냐"고 했고, 엄마는 아빠에게 웃으며 봉투를 갔다 줬다.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으려고 하는데, 아빠가 봉투를 보며,
"세뱃돈 많이 받았네. 봉투에 얼마 없는데?!"하셨다.
갑자기 우리 엄마의 그 능숙한 "삥뜯기" 실력이 떠오르며, 난 아빠에게 물었다.
"그 봉투에 얼마 있는데??"
아빠는 "우리 딸 주기에 너무 적은데"라며, 금액을 안 밝히며, "아까 얼마 받았어?"라고 뒤 물었다. 나는 "얼마 안 줬어. 며느리랑 똑같이 20달러씩 줬어"라며 고자질했다. 그랬더니 아빠 웃으시면서 "나중에 봉투에 더 넣어서 줄께"라는 거다.
도대체 봉투에 얼마나 남았길래.

그래서 그냥 내가 "돈이 없어서 세뱃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기분 좋자고 받는 건데, 엄마 이러는 거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아빠, 그냥 그 봉투 다 줘."라고 했고, 엄마는 쇼파에 앉아서 모른 척 웃고만 있었다. 아빠는 계속 너무 적어서 주기 좀 그렇다며 웃으시면서 나중에 주겠다고 한사코 봉투를 넣으시려는 거다. 그래서 그냥 달라고 졸라서 받았다. 그리고 봉투 안을 보니…
"10달러".
도대체 아까 남았던 50달러가 어찌 10달러가 된 것일까? 엄마가 중간에서 "삥"으로 40달러 가로챈 것이다. 아니, 엄마는 아빠한테 세배한 것도 아니면서 세뱃돈 주려고 찾은 돈을 왜 반을 가져가는 거냐고!!! 엄마에게 세뱃돈 봉투를 맡기는 게 아니였는데, 결국 나의 실수다.

결국, 올 설에는 엄마도 아빠한테 세뱃돈 받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어떤 상황이든 "삥!"의 경지는 우리 엄마가 최고.
나도 나중에 꼭 자식에게 써먹으리라~~~

그래도 엄마 때문에 아빠랑 내가 어이없이 웃고 산다. ㅎ

* 다음 날의 에피소드:

나는 엄마에게 계속 세뱃돈 내놓으라고 했으나 못들은 척하는 엄마가 갑자기 친절한 말투로 큰 박스 2개를 들고 들어오시며, 누구 선물 줄 건데, 포장해야 한다고. 엄마는 포장 잘 못하니 나보고 해달라고 가져왔다.
난 '기회다!'라고 생각하며 "엄마, 백화점가서 이런 거 포장하면 몇 만원씩 내는 거 알지? 난 싸게 만원만 받을게. 돈 주면 해주고~"라고.
엄마는 "알았어, 일단 해봐"라며 박스와 포장지를 내밀었다.
난 '진짜 주려나? 그냥 돈 달라고 말 던져본 건데, 내가 너무 했나?'라는 잠시의 생각과 함께 포장을 했다. 사실 네모난 박스라 5분도 안 걸려서 포장은 끝!

그러고 엄마가 "고마워~ 깨끗한 봉투도 있니?"해서 깨끗한 봉투 2개에 포장된 박스를 넣어서 주자, "고마워, 딸"하며 방을 나갔다.
'그래, 뭐 이정도야'라며 있는데 다시 들어오는 엄마. 손에 1만원을 들고 씨익 웃으며,
"여기 만원. 포장값이야!"
"우와, 웬일이야? 진짜 주네"라는 나에게
"준다고 한 건 주지"라며 웃으며 나가는 엄마.

근데 그 모습을 보는데 뭔가…
세뱃돈 40달러를 더 받아야 하는데, 얼렁뚱땅 1만원을 나에게 주고 뭔가 줬으니 이제 그만 달라고 하는 듯한 뉘앙스를 던지며 나간 엄마.
1만원으로 이렇게 설날 세뱃돈의 분쟁은 마무리인가? 역시, 울엄마는 고수다! 40달러를 1만원에 끝내는!

진짜 내가 엄마 때문에 웃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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