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열혈강호' 내가 사는 이유가 이곳에 다 있다...

만화를 처음 읽었던 건 중학교 3학년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들어가기 위해 보던 시험 '연합고사'라고 하는 걸 마치고서 학교에 친구들이 만화책을 가져와서 봤다. 사실 시험을 본지 너무 오래되어, 시험 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후배들에게 물어봤다. '연합고사'... 요즘은 연합뉴스가 더 익숙하다. ^^:

그렇게 봤던 만화는 순정만화였다. 다 비슷비슷한 스토리들.

그리고 20대에 봤던 첫 무협만화가 '열혈강호'였다. 직장 새내기때, 선배들이 만화방을 간다고 해서 따라가서 보라고 추천해준 만화책이었다. 무협인데, 그와중에 주인공 한비광과 담화린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서 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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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을 담당하는 2명의 작가는 당시 대학생정도였던거 같다. 그때 한 20편까지 나왔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열혈강호'는 53편까지 나왔다. 1년에 한 3편정도 씩 나오는 듯... 지난 주에 텍스토어에서 '열혈강호'를 전자책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1편 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다. 밤마다 몇권씩 읽어서 이제 53권까지 다 봤다. 참고: http://www.textore.com/web/display/getDisplayEbookDtl.do?prdCode=PRD1057603 (단, 갤럭시탭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만화다! ^^:)

이번에 볼때는 조금 어렸을(!) 시절에 봤던 러브라인 보다, 사람들의 심리,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 자신에 대한 믿음,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하는 배려 등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음을 알았다. 싸우는 장면들을 통해서 그런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너무나 감동적이랄까. 명예, 권력, 부에 대한 욕심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도 등장하고, 배신과 모함도, 또한 믿음과 사랑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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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광이란 주인공은 싸움을 좋아하지 않으나 무술의 천재성을 띄고 태어난 사람이다. 한번 본 무술은 금방 따라하며, 몇년을 걸쳐서 배우는 무술도 단 하루만에 몸에 익숙하게 체화시킨다. 그러나 도망가기를 즐기고, 여자 뒤를 따라다니길 좋아하는 코믹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담화린(그녀도 무술고수의 손녀다)을 만나고 나서는 그녀를 위해 살아가는 남자다. 무술을 배우는 이유도, 싸움을 하는 이유도, 그에게 적이 되는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그녀 때문이다. 자기가 담화린에게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참고로 한여자를 위해 뭐든 하는 캐릭터는 언제나 멋져보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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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는  아직 무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싸움에서 항상 처음에는 당한다(!). 그러다가 싸우면서 성장하는 캐릭터다. 담화린이 다치거나 죽은 줄 알고 싸움을 하게 되면 자신을 절제할 수도 없을 만큼 강하게 적과 싸우게 된다. 싸움의 화신, 도신?! 뭐, 이런 게 되버린다. 그러나, 이렇게 이성을 잃고 싸우는 그를 말릴 수 있는 것도 담화린 밖에 없다. 담화린을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 담화린 때문에 싸움을 멈춘다. 이런 면은 여자들도 이 만화에 반하게 되는 이유같다. (단지, 싸움장면이 좀 길다는 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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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한 말중에 가장 멋진 말이 있다.

담화린도 싸움에서 져서 위험하고, 그도 싸움에 지려고 하고, 그의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그의 뒤를 봐주려는 어떤 무술의 고수가 피하라고 한다. 이곳을 떠나서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한다. 한비광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장소를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자 그가 얘기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이곳에 다 있다. 그런 내가 어디로 간단 말이냐..."

몸을 피해 목숨을 유지할 순 있어도, 그렇게 살아서 사랑하는 담화린을 보지 못한다면,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없는 곳이라면, 그에게 삶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얘기지만 이것은 엄청난 진리다.
....

나는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위한 곳에 현재 존재하고 있는가?
살아가는 이유와 상관없는 곳에서 그렇게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참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던 만화다.

아직도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살아가는 이유 속에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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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열혈강호'가 새해 시작에 큰 의미를 던져줘서 고맙다. 긴 여휴가 곧 오는데 시간내서 읽어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왜 긴 연휴에 봐야하냐고? 53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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