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 순간순간 마음에 꽂히는 글귀들...


멋진 광경을 보면, 사진에 담고 싶듯이
멋진 글을 보면 머리에 깊게 남기고 싶어서 메모를 하게 된다.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은 남기고 싶은 글귀가 없어서이며(뭐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책을 느리게 읽게 되는 순간들은 글귀를 되새김질 하고 싶어서이다.

읽으면서 되뇌고 싶은 글귀, 그리고 적어두고 싶은 글귀가 많았던 책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이다.




할머니와 숲에서 살던 시즈쿠이시가
도시로 나와서 가에데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상들이 나와있는 책이다.

가꾸던 선인장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선인장을 가꾸기도 하고,
또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그리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간 중간 되뇌이던 글귀들을 남기고 싶어졌다.

삶이 어렵게 느껴질때 다아온 글귀다.
"아직 도를 더 닦아야겠군. 남이 뭐라하든 각자가 마음이 정한 허들이다.
더 높이 뛰어 오르도록 하루하루를 사는 도리밖에 없다"
그래, 누구든 어려운 일이 닥친다. 그걸 어떻게 극복해가는가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몇달전에 너무나 일이 많고, 힘든 시기에 집에 가면 무의미하게 TV를 켜놓았던 적이 있었다.
아무런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시절이다. 그때 나도 그랬다.
"고작 텔레비전 같은 거에 삶이 휘둘리다니..."
고작이지만, 무언가에 휘둘리면 자신이 없어진다. 그게 TV이든 사람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던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 이렇게 바쁘고 쉼없이 사는 것은 쉬던 시기가 있어서 견디는 것일 거다.
"지금은 힘든 시기. 그냥 멈춰서있는 시기일꺼다"
이런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다. 잘 넘겨야 그 다음을 또 견딜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랑의 이별을 하고 나서 느끼는 주변의 대한 말이다.
"무슨 일을 해도 온 세계가 추억이란 고문으로 가득했다"
함께 했던 것들이 많을 수록 그 상황과 배경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버린다.
특정한 장소, 특정한 행동이 고문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른 추억으로 덮어야한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보다 내가 먼저 죽어야지 하는 것'과 '그의 임종을 지켜줘야지' 하는 두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어떤게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일까? 두가지 경우는 정말 다른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가고 싶은 사랑은 어쩌면 이기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임종을 지켜주고 싶은 건 배려일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 것이 더 사랑하고 덜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의 방법이 다른 것일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어떤 마음이 드는지 생각해봐야겠다.

여행 전후로 읽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인간의 리듬에 맞춰서 흐르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다.

여유를 그리고 삶을 다시 되돌아보고 싶을 때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쌀쌀한 날씨를 따뜻하게, 그리고 한해를 마감을 잘하고 싶을 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ps. 책이 3권이지만,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는다. 얇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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