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두려움을 넘어선 '거상 김만덕'

"가장 큰벽은 사회도, 신분도 아니었다.
나를 한계 짓는 스스로의 두려움이었다.
나는 나를 넘어섰고, 그래서 진정한 내가 되었다."  -김만덕의 대사 중-

 
KBS에서 한 드라마 '거상 김만덕'을 보게되었다.
지나치면서 몇번 본 드라마였으나, 한 어르신(!)이 월드컵축구대신 이걸 보셨다는 말씀을 듣고
오늘 제대로 봤다. 근데, 오늘이 마지막회였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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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덕은 양민 출생이었으나 부모의 연이은 죽음으로 고아가 되어 관기로 들어갔다. 관기였으나 상인이었던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덕분인지 제주의 특산물을 내다 팔며 시세 차익을 남기고 해녀, 수공업자, 목축민과 직접 계약을 하여 장사를 시작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객줏집을 세 군데나 차리며 성공했지만 부지런하고 근검절약하는 정신을 잃지 않았고, 관아에 매인 관기의 신분에서 벗어나 성공한 뒤에도 여전히 절약하며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돕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한 김만덕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일어났는데, 바로 1793년(정조 17)부터 시작된 제주도의 흉년이었다. 흉년은 해를 이어 더 심해져 급기야 1795년에는 제주 백성 1만 8천여 명이 굶어 죽어갔다. 이런 상황에 구휼미를 싣고 오던 수송 선박 중에 다섯 척마저 침몰하자 김만덕은

"재물이란 어차피 흐르는 것. 가장 나은 물길을 터놓아야 한다"
"나는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사람들이 살지 못하면 장사도 소용없다."

며 그동안 자신이 모은 전 재산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김만덕이 전 재산을 털어 관아에 바친 곡식은 총 450석. 당시 제주에서의 곡식 100석은 육지에서의 1000석에 해당했다는 기록을 보면 그녀가 바친 재산의 의미를 짐작할 만하다. 그리고도 그녀는 사람을 잃지 않았으니 잃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정말 '거상'이다.  

뒤늦게야 만덕의 선행에 대해 보고를 받게 된 정조는 김만덕의 소원을 들어주려 하였으나 그녀의 소원은 상금도 벼슬도 아니었다. 그녀의 두 가지 소원은

"서울에 가 임금님의 용안을 우러러보는 것, 그리고 조선인의 마지막 꿈인 금강산에 가보는 것"

이었다.

다들 엄청난 재산을 요구하거나 벼슬을 요구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족쇄에 가두는 것이라고 그것들을 칭하며
자신에게는 그게 소원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대지를 앞에두고, 궁궐에 살아도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고 족쇄에 매여있으면 그 넓고 많은 재물이 무슨 소용이냐,
작은 방에 있어도 마음이 자유로우면 세상을 얻은 것 같다면
그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니냐"

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나쁘게 말하면 교과서 같은 내용들이 계속 나와 좀 그랬지만,
그 교과서 같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 지금의 나에게는
중간 중간 만덕이 하는 대사는 적어두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가야할 것 같은 말들이었다.

무엇보다 처음 적었던 드라마 홈페이지에 적힌 글은
지금 남아공에서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의 선수들에게도 해당되고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삶을 돌아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이다.

두려움이 존재하면 스스로 그 두려움에 움츠러들어 자신의 능력을 써보지도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
그러나 그 두려움이라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외부의 환경의 변화, 어떤 도움도 아닌
내 자신 스스로가 극복해야하는 벽인 것이다.

김만덕은 양반이 아니라는 것, 여성이라는 것, 제주도에 있다는 것 등등 많은 환경적인 요인들이 자신의 삶을 누르는 것을 털어내고 스스로의 두려움에서 벗어난 '거상'이다.

지금 들리는 '샤우팅코리아'라는 노래도
원한다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어
두려움을 떨쳐내고 부딪쳐봐 지금 일어서!  
넘어져도 일어나자,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라며 우리에게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지금 먼 타국에서 자신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듯이
우리도 이곳에서 자신의 환경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의녀(義女) 만덕의 삶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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