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죽는 데는 공평함이 없다? '포세이돈(Poseidon, 2006)'



영화 '포세이돈'의 시놉시스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이 숨소리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12월 31일, 북대서양 한가운데를 항해 중인 호화 유람선...
유람선 안에서 연말파티를 즐기던 수백명의 사람들은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해저의 지각변동으로 거대한 파도가 몰아쳐서 순식간에 배를 덮칩니다.
순식간에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 구조대를 기다리는 승객들...

그러나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프로게이머 존(조시 루카스)는 탈출 방법을 찾겠다고 홀에서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자, 딸(에미 로섬)을 찾아 함께 나서는 아버지(커트 러셀),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 웨이터, 자살을 시도하려던 한남자가 존을 따라 나섭니다. 나이트 클럽 부근에서 딸과 밀항하려던 여자, 그리고 딸의 남자친구와 또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뒤집힌 거대한 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 위로 올라가려고 방법들을 모색해 가는 일행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한명씩 목숨을 잃어 갑니다.

그래도 6명은 살아남습니다. -.-;

'타이타닉'을 떠올리며 보시려던 분들에게는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기도 할 부류의 영화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감독이 원했던 것은 사실적인 긴장감과 뒤집힌 선박에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해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물이 찬 곳을 벗어나기 위해 숨을 안쉬고 오래 참아보기, 배가 쏠리면 그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같이 움직이면서 물건들과 바닷물을 피해보기도 하고, 수영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영화 '포세이돈'은 대부분이 바다에 빠진 답답한 배 속에서 탈출할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보는 관객들에게 압박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그런 불편함...

그런데 그 불편함은 단지 물속에 빠져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의 일행의 죽음...
앞에 통로가 있어야 하는데 막혀버리는 막막함...
왠지 저 사람은 살려야 할 것 같은데, 죽이고...
죽으려고 했던 사람은 살고...

모든 것이 선박이 뒤집혀 엉망이된 것 처럼 엉망이된 사람들의 삶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삶과 같이...

제가 좋아하는 가스펠 곡중에 '나'라는 곡이 있습니다.

장애가 있으신 송명희라는 분이 작사하신 곡입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나
남에게 있는 건강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에게 없는 것 가지게 하셨네"



이 곡에는 장애가 있으신 분이 공평하다고 하셨던 자신의 삶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가 없는 저에게 그 분보다는 편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저에게
어려울 때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우리가 느끼기에 삶은 절대로 공평해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 '포세이돈'에서도 살고 죽는데 어떤 공평함이 보이기 보다,
그냥 중요한 인물들을 살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당연히 희생될 것 같은 사람들은 희생되고...

그런데, 그 속에서도 공평함이 보입니다.

자신이 죽으려고 했지만,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우고, 다른 이를 도와주면서 살아려는 사람은 살아남지만,

자신의 두려움에 갇혀서 다른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는 이들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혹,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은 그 의무를 행하는 일이 삶에 대한 자신의 공평함을, 다른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낫기 때문에 스스로 공평함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불공평한 상황에, 불공평한 위치에,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여겨진다면,

자신이 먼저 불공평하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뒤돌아 보시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1시간 공부하고, 10시간 공부한 사람과 실력이 같아지려고 하진 않았는지,
1시간 일하고, 10시간 일한 사람과 똑같은 대우를 받기를 원하진 않았는지...
1사람만을 이해하고 10사람을 이해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이해도가 더 높다고 얘기하고 있진 않았는지,

환경의 공평함을 불평하기 전에,
나 스스로의 공평함에 접근할 수 있는 무언가를 했는지,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치앞도 못보는 인간이 순간의 공평함에 너무 목매어 사는 것도 우습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이 숨소리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ps. 볼프강 페터슨 감독님...

'트로이'에서 뭔가 부족했던 2%... 여기 '포세이돈'에서는 98%부족한 느낌었습니다.
2%의 긴장감과 현장감, 그리고 화려함만 있었고...
그래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보고나면 몸은 피곤해지는 영화입니다.
98분동안 현실의 삶을 잊고, 긴장 속에 빠져보고 싶다면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

(재미나, 뭔가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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