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이 바른 어린이가 되기까지... '내니 맥피(Nanny McPhee, 2005)'



“원하지 않아도 필요하면 있고, 원해도 필요하지 않으면 떠난다.”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자신 보다 뭐든 더 좋게, 더 낫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그래서 아이들을 “과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의 사랑과 관심으로 돌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아이들은 자신이 정말 다른 누구보다도 나은 사람이고, 누구보다도 자신이 먼저여야 하고, 누구든지 자신의 말에 따라 움직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냥 쉽게 버릇이 없어진다고 해두죠.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사랑과 관심이 아이들이 자라는데 필요한 걸까요?

영화 ‘내니 맥피’를 통해 생각해볼까 합니다.




말썽꾸러기 악동 7명이 삽니다. 홀아버지 세드릭(콜린 퍼스 분) 밑에서 크는 그들은 심하고 짓궂은 장난으로 어떤 유모도 견디지 못하게 합니다. 집안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 그들의 불만은 아빠가 자기들과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심하게 아빠 세드릭이 자신들에게 올 때까지 끝없는 장난을 펼칩니다.

그런데, 세드릭에게는 아이들과 놀고 있을 수 없는 숨겨진 문제가 있습니다. 한 달 내에 재혼을 하지 못할 경우에 지금 생활비를 보내주는 백작부인으로부터 보조를 받지 못하게 되어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보내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인데요. 그래서 세드릭은 온 힘을 다해 여자를 만나러 다닙니다. 그러나 그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집에서 말썽으로 오는 유모들 마다 못 견디고 떠나게 만들어 아버지 세드릭이 다른 여자를 만나지 못하고 자기들과 있게 하려고 합니다.

이때, 7명의 아이들에게 못생기고 뭔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풍기는 내니 맥피 유모가 나타납니다. 말 안 듣는 아이들 전문이라고 말하는 유모 내니 맥피는 오자 마자 말썽꾸러기 7명을 휘어잡는데요. 내니 맥피가 지팡이를 바닥에 한번 ‘쿵’ 치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거짓말이 진짜로 되어버리기도 하고, 나쁜 짓이 멈춰지지 않아 곤경에 빠지기도 하는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나 어쩔 수 없이 내니 맥피의 말을 듣기 시작하게 됩니다.

내니 맥피가 처음 와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말합니다.

“나는 너희가 원하지 않아도 필요하면 있고, 너희가 원해도 필요하지 않으면 떠난다.”라고.

내니 맥피가 지팡이로 바닥을 치며 마법을 선사하는 것보다 내니 맥피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가르치는 마법 같은 일은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지 못하는 순간, 아이들이 원하지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내니 맥피는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주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서 해낼 수 있는 원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순간에 내니 맥피는 아이들을 돕지 않습니다.

내니 맥피의 진정한 가르침은 배고플 때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배고플 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진정한 스승, 진정한 유모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알맞은 사랑과 관심은 바로 그 선을 지키는 것일 수 있는데요. 그들이 원할 때와 그들에게 필요할 때를 정확히 구분해서 도와주는 것일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원하지만 굳이 해주지 않아도 될 때가 있고, 원하지 않지만 꼭 해줘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영화 ‘내니 맥피’는 ‘간호사 마틸다’ 시리즈를 각색해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 영국의 지성파 배우 엠마 톰슨의 노력이 들어가 있는 영화인데요. 아이들이 보면 아기자기한 마법들과 화사한 화면으로 관심을 끄는 영화라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 사람들에게는 심오한 가르침과 사랑의 적정선에 대한 고심에 빠지게 하는 영화입니다.

뭐, 아이가 없어서 고심하지는 않았지만(^^;) , ‘찰리의 초코렛 공장’을 보고 나서의 느낌과 비슷한...착하고 바른 아이는 결국 누가 가르치느냐,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어른이 보고 기억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들어있는 영화 ‘내니 맥피’입니다.

참, 마지막에 결혼식 장면의 눈 내림과 결혼예복에 대한 그래픽은 환상적인 눈의 나라로의 초대입니다.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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