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 2005)' 폴라로이드로 찍어도 아깝지 않을 그런 삶!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이 떠오르게한 추억과 함께...


매번 생일에 선물들을 받지만, 주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들어있는 선물은
그리 많이 받았다고 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냥 쉽게 사서 주는 그런 선물들에 더욱더 익숙해지기도 한것 같고,
지금 내가 필요한 걸 얘기해서 사달라고 하거나,
현금이나 상품권 등으로 혹은 선물로 주고 받는 일들이 대부분이 되어버려서
더욱더 감동이나 인상깊은 선물을 받기가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받았던 선물(?) 중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선물이 있습니다.


(참고로 찍은 바로 그 선물 사진... 오랜만에 꺼내서 보니 더 기분이 좋더군요. ^^)

생일이 되기 몇주 전부터 저에게 하고 싶은 말과 시 같은 것들을 한장씩 작은 쪽지에 쓰고,
그 몇의 쪽지를 연결해, 하나의 긴 편지를 만들어
"생일 축하한다, 내가 다시 이런 선물을 하면 손에 장을 지진다"(ㅋㅋㅋ)는 마지막 쪽지로 마무리된 CD가 들어있지 않았던 CD케이스 안의 편지. 녹음한 Tape과 함께 받았던 그 선물은 아직도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당시의 감동도 감동이었지만, 그 편지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더 가치가 높아지는 선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그것만큼 되는 선물을 그 것 이후로 아직 만나보지 못해서 말입니다.

이 오래된 선물을 떠올리게 한 건 얼마전 봤던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입니다.



유명한 신발 제조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신입 드류(올란도 블룸 분)는 그가 디자인한 신발이 세계 시장에서 외면 받아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입히게 됩니다. 결국 신발회사로 부터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요. 그날 자신의 실패를, 아니 참패를 견디지 못한 드류는 자살을 준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아버지 유해를 모셔오고 나서 자살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아버지의 유해가 있는 엘리자베스타운으로 향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평소에 좋아하던 파란 양복(참, 장례식장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란 옷을 입고 있는 할머니가 있는데 그 사람은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실제 어머니입니다. Tip~!)을 갖고 켄터키행 비행기에 오른 드류는 모든 것을 잃고 좌절감에 빠져있습니다. 그때 드류에게 관심을 보이는 스튜어디스 클레어(커스틴 던스트 분). 그녀는 생동감있게 드류에게 용기를 넣어주려고 하지만, 자신의 절망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드류는 클레어의 호의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드류에게 전화번호를 건네는 클레어. 결국 클레어의 밝음과 쾌활함에 드류는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클레어가 건네준 직접 녹음하고 직접 사진찍고, 직접 써내려간 여행안내책을 들고, 드류는 아버지가 살아계실때 함께 하고 싶어했던 여행을, 화장한 아버지 유해와 함께 떠나게 되는데요.



회사에서 큰 실패로 인해 해고당하고, 함께 여행가자고 하던 절친하던 친구같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여자친구마저 떠난 드류에게는 그 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실패의 허망함과 자신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허전함은 참을 수 없는 삶의 가벼움을 드류에게 안겨줬습니다.

큰 고통을 당한 사람에게, 아니면, 큰 슬픔에 잠겨있는 사람에게
"5분뒤에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 같은 위로는 하지말라"
는 영화 속 말은 우리가 누군가의 불행에 생각없이 던지는 위로의 말들에 대한 경고와 같았습니다.
잠시 달콤함에 아픔을 잊어버리지만, 결국 그 아이스크림이 녹아버리면 사라질 그런 위로는 진정한 위로가 아니기 때문이죠.

영화 속에서 클레어가 드류에게 건내줬던 여행가이드는 여행하면서 돌아봐야 할 곳과 차에서 운전하면서 들을 음악,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 드류를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녹아 있는 '위로의 가이드'였습니다.



여행을 하는 짧은 순간순간, "어떤 음악을 듣고, 어디에 가고, 또 어떤 사람을 만나라"는 지시와 같은 여행가이드였지만,
결국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모든 것들의 순간 순간이
여행가이드의 한페이지 한페이지 같은 그런 귀중한 순간이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위로와 같은 가이드였습니다.
또한, 그렇게 예쁘게 담길 삶을 만들어 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참, 그밖의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에서는 가족간의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만들었던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느낌은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순간을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든 순간을 폴라로이드로 찍어도 아깝지 않을 그런 삶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오늘! 지금! 바로! 이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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