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 전쟁보다 더 크게 소용돌이 치는 자아

가끔 DVD로 다시 보는 영화 ‘타이타닉’은 삶을 살아가는 법과 삶을 마감하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타이타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배 위에서 팔을 벌리며 바람을 맞았던 <타이타닉>의 그 유명한 장면이 아니라,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 배가 가라앉을 때 죽음을 앞두고 있던 사람들의 행동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 장면은 사진이 없어서..-.-;)

특히, 연주를 하던 연주자들이 배가 가라앉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극한 상황으로 몰릴까, 자신들은 탈출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아서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던 그 장면은,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떠올리기만 해도 다시 가슴 뭉클해 지는 장면입니다.

영화 ‘타이타닉’은 “죽음을 맞이할 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은 죽음에 이르는 순간이 다가와도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끝까지 그것을 지키며 생을 마감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게했던 영화였는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케이트 윈슬렛을 살리고 자신은 죽음을 맞이하죠. 목숨보다 소중한 여인을 그는 살려야만 했으니까요. 

이번에는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자신이 미처 깨닫고 있지 못하던 부분을 깨닫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후 3년 만에 다시 뭉쳐서 만들어낸 영화 ‘우주전쟁’이 바로 그 영화인데요.

노동자로 일하는 이혼한 남자, 레이(톰 크루즈 분)는 이혼한 아내가 맡긴 자신의 아이 2명을 주말 동안 맡게 됩니다. 아이들이 무서울 때도 아빠를 찾지 않을 만큼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레이는 갑작스런 외계인의 침입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아이들을 보호 해야 하는지, 자신이 살기 위해 도망쳐야 하는지…

그러나 레이는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외계인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피난을 떠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엄마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갑니다.

자신도 모르고 있던 아이들에 대한 보호본능이 생긴 레이는 자신이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얼마나 잘못했는지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것 때문에, 과거에 못했던 애정을 담아서 더욱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참, 배가 침몰하는 장면이 나와서 '타이타닉'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 ET를 선보였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SF의 규모와 외계 로봇의 파괴력, 상상력에 대한 굉장함은 “역시 스필버그”라는 찬사가 나오게 하기도 하는데요. 영화는 외계인들의 침입을 배경으로 철없는 한 아버지가 가족애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의 전개로 흘러갑니다.

톰 크루즈가 노동자에서 갑자기 영웅이 되어버리는 그런 허리우드 보편적인 영화가 아니라서 기대에 어긋나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한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전쟁이라는 누구도 막아줄 수 없는 상황에 몰렸을 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작은 부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쟁의 상황에 대한 그런 리얼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한번 겪고 나면 그만큼 우리는 성장해 있습니다. 부족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있어서 항상 큰일이 일어나 다시 단단해지고, 부족함이 채워지기도 하는데요. (그러고 보면 그 부분이 약점이기에 개인적으로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겠죠. )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에 몰리게 될 때 지금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우주전쟁’은 외계인과의 잔인한 전쟁보다 자기 자신과의 전쟁의 소용돌이가 크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자신과의 그런 소용돌이를 이겨내고 나면, 분명이 또 다른 소용돌이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인간이 자신을 이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면서 신체를 적응시켜 어떤 미생물에 대한 면역이 생겨나 쉽게 병에 걸리게 되지 않는 것처럼, 수 많은 소용돌이들을 지나치고 나면, 분명 사사로운 소용돌이들은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없이 일어나는 자신의 소용돌이에 면역력이 생기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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