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十面埋伏: Lovers, House Of Flying Daggers, 2004)' 초라하지 않은 3일간의 사랑



"돌아오지 말았어야 해요, 당신은..."
"돌아와야만 했소. 당신을 위해..."

영화 <연인>을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는 참 애절한 대사입니다.


그리고는 바로 장예모 감독이 한말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웅>이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인물을 보여줬다면,
이번 <연인>에서는 사랑 때문에 모든 걸 버리는 개인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말이 말입니다.

당나라(서기859년)가 쇠퇴의 길에 접어들면서 나라가 불안하던 시절,
부패한 관리들에게 저항하며 민중을 선도하는 반란조직 '비도문' 때문에 관리들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습니다.

그러던중 관리 리우(유덕화)와 진(금성무)에게 10일안에 '비도문'의 우두머리를 잡아오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리우는 모란방에 있는 맹인 무녀 메이(장쯔이)가 비도문의 우두머리의 딸이란 정보를 갖고 그녀를 잡아들입니다. 그러나 고문을 해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메이.

계략을 꾸민 리우는 진을 풍이라는 무사로 변장시켜 메이를 감옥에서 구해내는 척 시킵니다.
그리곤 메이가 진을 믿고 함께 도주하도록 해서 비도문의 근거지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리우는 진에게 말합니다.
"이건 연극이다.

그 여자에게 빠지지 말라"고.

원래 여색을 탐하며 술마시고 즐기기를 좋아하는 진은
"내 바람은 머물지 않는다"며 메이와의 관계는 일일뿐이라고 합니다.

메이와 진은 서로에게 밝히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한채 서로에게 서서히 끌리는 것도 모른채 여정을 계속합니다.

처음의 계획과 달리 관리인 진에게도 위험이 다가오자 진은 맹인인 메이를 두고 떠납니다. 그러나 진은 앞을 못보는 메이를 그냥 혼자 둘수 없어 다시 돌아와 위험에 처한 메이를 구해줍니다.

메이가 말합니다.

"돌아오지 말았어야 해요, 당신은..."
그러자 진은
"돌아와야만 했소. 당신을 위해..."


이제 그들은 연극은 끝나고 서로를 지켜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따라가며 지켜봐야만 하는 리우. 그 뒤의 반전.

사실 영화 속에는 많은 반전들이 숨어있습니다. 액션의 허구도 굉장합니다. (관객들이 너무 웃어서 어이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장예모 감독의 색채미학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이 알고 보시면 재미없으실 것 같아 이정도로만.

영화의 액션과 반전에 살짝 웃음짓다가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했던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묘한 감정의 교차 속에 빠져있게 됩니다.

그리고, 느껴지는 슬픔.

선택받지 못한 사랑이 선택하지 않은 사랑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비극을 보게 됩니다. 눈빛이 오가는 순간에 그들의 사랑도 그리고 슬픔도 함께 오고 갑니다.

영화 중간중간 너무 많이 웃었었는데, 마지막에 그 웃음이 싹 가셨습니다. 앞의 억지스러운 장면들도 다 무마시킬 수 있을 만큼.

3일간의 사랑이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들에게 3년보다 초라하지 않을 만큼 진실된 나날 이였나봅니다.

근래의 '무사'나 '영웅'에서 몰랐던 장쯔이의 매력이 발산되는 영화인것 같기도 합니다.
11살때 베이징 무용대학 부속학교에 4년동안 다녔던 실력을 발휘하는 춤추듯한 무술과 무술하는 듯한 춤솜씨는 안보시면 후회하실 것 같습니다. 돌아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붉은 수수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장예모 감독의 '영웅'이 지난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있는 일이였습니다. 장예모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

지금 노래가 들리십니까?

"나만 바라보는 사람, 초라한 나와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 사람... "



영화 <연인>에서 장쯔이가 마지막에 불렀을 것 같은 곡이라 들려드립니다. 류의 '연인'이란 곡.

함께 있을 때 그 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3년이 아니라 3일 아니 3시간만 함께 있어도 초라하지 않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숨 던지는 사랑에 고개숙이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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