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파이터(Fighter In The Wind, 2004)' 내 생애 마지막 싸움


“최선을 다했습니다”라는 말을 싫어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번 싸움에 나가기 전 몸을 씻으면서 “이번이 내 생애 마지막 싸움이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에게 최선이란 있지 않고, 목숨을 다 바치는 싸움만 있었습니다.

“나는 싸우는 것이 두렵다. 맞는 것, 지는 것이 두렵다. 죽는 것보다 싸우다 불구나 폐인으로 남을까 두렵다. 싸우기 전에 바람처럼 불고 있는 이 공포가 두렵다” 라고 말했던 그. 그러나 그는 싸우러 나갈 때마다 스스로 목숨을 걸고 이런 두려움을 이기고 싸우러 나갔습니다.

그는 바로 ‘세계 무도계에 거인’ 최배달입니다.



고우영의 '대야망', 방학기의 '바람의 파이터'의 주인공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최배달은 파일럿이 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간 후 공수도를 접하며 무도가의 길에 전념합니다. 그리하여 극진 공수도를 창설하고 수많은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 무도계를 평정하고, 세계로 무도 여행을 다니면 실전 경험을 쌓아 전설의 파이터로 거듭납니다.

무협소설이나 무협 영화의 많은 내용이 뒷골목의 깡패를 무찌르기 위해 부모 혹은 사랑하는 이의 목숨을 앗아간 자에게 원수를 갚기 위해 등의 이유들로 주인공이 무술을 배우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영화 ‘바람의 파이터’에서 그런 자잘한 이유가 최배달의 무술을 연마하게 되는 요인이 되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 자리 잡지는 않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승을 죽인 자에게 원수를 갚거나, 사랑하는 여인을 괴롭히는 자들을 처리하는 것은 그에게 단지 무술을 연마하고 난 자신을 테스트 해보기 위한 과정일 뿐이였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많은 치욕적인 일들은 그런 것들은 그가 자신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힘을 키우기 위한 과정에 속할 뿐이였습니다.

그는 강자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에게 강자란 단지 ‘자신이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일뿐 이였다고 했습니다.

열혈강호에서 주인공 한비광이 무술도 제대로 안배웠는데, 싸우면서 서서히 배워가는 걸 본 것이 생각납니다.

실제 인물이였던 최배달은 그런 진리를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단순히 혼자서 훈련한 것이 강자를 이길 수 있는지 싸워보지 않고는 측정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실전에서 대결하면서 배우는 것이 자신을 더욱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입니다.

우리 삶에는 많은 강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다가옵니다. 그럴 때마다 강자와의 싸움에 이기기도 하고, 비참하게 깨지기도 합니다. 비참하게 깨질 때는 있던 조금 있던 용기마저 모두 사그라집니다. 그래서 패배는 용기를 집어 삼켜버립니다. 패배를 맛보면 다시 용기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패배란 자신을 내리치려는 내 자신의 움직임입니다. 결국 용기를 잃게 하는 것도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최배달이 죽기를 각오하고 대결을 청할 때 그는 최고의 강자를 이기고 나간 상태였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강한 바로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나갔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금 생각합니다.

“왜 강자를 이기려고 했는지… 왜 내가 도전하려고 했는지… 왜 내가 이 길을 가야 하는지…”

‘내 생애의 마지막 싸움’

이것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입니다.

단, 영화는 그런 흐름을 보여주기에 조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양동근의 몸을 날리는 대결과 눈빛 연기들은 볼만했습니다.

이 어려운 시대… 다시 자신의 마음을 다지고, 다른 강자가 아닌 스스로를 이기는 강자가 되시길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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