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My Mother The Mermaid, 2004)' 욕쟁이 아줌마의 추억 속으로



우스개 소리로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남자, 여자, 그리고 아줌마(?!) -.-;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모습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겨난 것이겠죠? 이런 아줌마들의 행동에 우린 가끔 감동(!)을 받기도 하고 자주 당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화 ‘인어공주’를 보면서 자식과 남편을 위해 그렇게 아줌마로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영(전도연 분)은 때밀이로 일하는 엄마(고두심 분)와 착해서 너무 답답한 아빠와의 생활이 지긋지긋합니다. 엄마는 아빠를 너무 무시하고, 아빠는 그런 엄마의 말에 묵묵무답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집을 나가고 그런 아빠를 찾기 위해 나영은 고향 하리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영은 스무살의 엄마 연순을 만나게 됩니다. 억척스럽고, 욕 잘하는 지금의 엄마와는 너무도 다른 순수하고 수줍어하는 엄마의 젊은 모습에 나영은 어리둥절합니다.

나영은 연순네 집에 머물면서 섬마을에 우편을 배달하는 진국(박해일)에게 연순이의 온 마음이 빼앗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글도 못쓰고 학교도 못나온 연순이 감히 진국에게 그 마음도 표현해보지도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입니다.

나영은 엄마 연순의 그런 모습에 엄마의 첫 사랑이 이루어지게 도와주기로 맘을 먹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과거로 돌아가 연순과 진국의 순수하고 귀여운(!) 사랑을 보는 나영이 시선에 머물고 싶었습니다. 그런 순수했던 사랑이 현재로 와서는 진국을 구박하는 욕쟁이 연순으로 변해있는 사실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 말입니다.

가끔은 추억 속에서 묻혀서 현실과 동떨어져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는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을 때, 혹은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생생해 잊혀지지 않을 경우겠죠.

언젠가 봤던 스펜서 존슨의 책 ‘선물’에서는 ‘과거를 잊고 현재에 집중하라’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잘못에서 뭔가를 배우고 현재에 그런 잘못을 다시 범하지 말라는…

그런데 영화 ‘인어공주’를 보고선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해라’라는 말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현재가 힘들고 지친다면 그런 추억들이 힘을 주는 원천이 될테니까요.

착하기만 했던 아빠 진국이 보증을 서서 여러 번 가족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갔고, 그런 어려운 가정의 경제를 풀어가기 위해 순수하고 밝기만 했던 연순은 목욕관리사(때밀이)를 시작하고 서서히 억척스럽게 변하게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연순은 과거의 추억들을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기만 해서는 진국처럼 가족에게 피해를 줄까 봐 연순은 더 억척스럽게 굴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흥식 감독은 영화 ‘인어공주’에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장에 온 널널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삶이 아니라… -.-;

억척스러워 보이고, 나이가 들어 초라해 보이는 ‘아줌마’라 불리는 어머니들도 지금의 젊은이들처럼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추억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영화 속의 그런 순수하고 수줍은 사랑을 말이죠.

그러나 삶이 어렵고, 가족의 먹고 입을 것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밀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던 그 분들은 억척스러움으로 이면의 수줍음과 순수함을 가려고 했던 건 아닐지.

그 분들의 기억 속에는 영화 속의 연순처럼 아직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 숨쉬고 있지 않을까요? 가끔 보여지는 웃음과 이야기 속에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편과 자식을 위해 자신의 아름다움과 자존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우리의 어머니들.

험한 세상 다리 되어 주심 감사드립니다.

지금 들으시는 곡은 박정현이 부른 ‘나의 어머니’란 곡입니다.



“나 어떨때는 내 맘 닫았고 때론 원망도 했고 난 엄마처럼 살진않겠다 결심도 했죠…

나이 들어 난 알게 됐죠 늘 강한척해야 했던 당신 여린 영혼을…”

우리들의 맘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삶을 이겨내신 모든 어머니들께 이 영화와 곡을 바칩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How to use the remote control of Samsung air conditioner '삼성 에어컨 리모콘 사용법' 전문가 설명: 자동, 냉방, 무풍, 송풍 차이

MBC 수목드라마 ‘시간’ 서현, “내 말 한 마디에 사람들이 움직일 때까지..”‘복수의 웨딩드레스’입었다! 반전의 다크 포스!